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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옵매매일지] 승부의 세계에서 일류가 못되면 서글픈거다? (영화 승부를 보고)코멘트3

 

#1


 영화보는 곳으로는 제일 좋아하는 용산 CGV에서  영화 '승부'를 보고 왔다. 

 아역 이창호는 너무 발랄해서 어색?했지만

 승부사로 맞이하게 된 사제지간의 대결을

 전반적으로 담담히 풀어내었는데도 뭉클한 감정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조훈현에 대한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 영화였던 것 같다. 

 
 영화에서 이런 대목이 있다.

 '승부의 세계에서 일류가 못되면 서글픈거다' 
 
 
 한 집에서 숙식하는 내제자로 받아들인 이창호가 성장하고 자신을 넘어선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더 이상 자신이 최고가 아님을 받아들여야하는 현실의 괴로움, 
 
 나라면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하면서 영화를 보았다. 

 
 주식과 파생의 거래에서는 일류만 살아남을까? 

 나와 함께 일했던 선배들이 머리속을 스쳐간다. 지금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다행히 파생시장에서는 무조건 착수를 할 필요도 없이 자신이 유리한 때를 기다려 착수하면 되는 분야이다. 
 
 냉혹한 승부의 현장이지만, 승부를 피하거나 관망하여도 상관없다. 그 점은 바둑보다 훨씬 유리한 승부의 세계라 할 수 

있다. 바둑 프로들은 정말 고독할 것 같다. 

 우승을 하여도 수성에 대한 두려움이 고독함을 유발할 것 같고, 
 
 좋은 결과를 못내면, 자기자신에 대한 의심에서 오는 고독함이 덮칠 것 같다. 

 
 한 프랑스 트레이더가 쓴 책인 '트레이더는 결코 죽지 않는다'라는 책에서 이 사람은 자신의 심리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

다.   

  "친구에게 전화해서 밖에서 저녁을 먹고 싶은 날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친구가 한 명도 없다는 것.  실패를 맛본 

후에 나는 모든 인간관계를 끊어버렸다. 루저가 되었다는 수치심 때문이었다." 


 
 실패한 트레이더에 대한 세상의 시선은 냉정하다.  그 시선이 오히려 더 비참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답이 없는 곳에서 답을 찾아가는 것이 바둑이라고 하였다. 
 
 많은 선배들이 답을 찾으려는, 성배를 찾으려는 것에 몰두하였고 산화하였다. 

 시스템 트레이딩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마치 이것이 성배인마냥 시장에서 유료로 거래되기도 하고 대회도 열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없지만 포넷이라는 사이트에서 시스템들이 서로 성과를 겨루기도 했었다. 


 내가 일했던 곳에서는 증권사의 자금을 운용하는 시스템트레이딩 전문 회사들도 있었다. 

 그들 대부분 (어쩌면 모두) 실패했다. 
 
 책으로도 나온 유명한 시스템 트레이더조차,  2013년에는 35억의 손실을 보며(MDD는 대략 15~20% 선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였고 자문사도 라이센스를 반납하였다. 


 어떤 교수님은 회사를 세워 시스템 트레이딩을 전문으로 하였지만, 좋지못한 선택으로 고인이 되셨고 

 서울대 출신의 어떤 친구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하다가 잘 안되자 아예 증권사 hts를 복제하여 만들어 잔고를 위조하다

덜미가 잡혀 교도소에서 복역하기도 하였다. 


 변화하는 시장에서 답을 찾았다고 여긴 대가였을 것이다. 결국 시스템 트레이딩도 사람이 하는 영역이다. 


 

 자본시장은 참으로 냉정하다.   돈이 걸린 것은 어쩌면 가장 정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주류인 좌파언론은  해리스와 트럼프가 백중지세라고 하였으나, 

 도박사이트에서는 단 한번도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당선가능성을 높게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삼성의 이재용 회장은  이재명씨의 2심 선고(무죄로 선고되었다!) 며칠 전에 만나 독대를 하였다. 

 이재명씨가 1심에 이어 2심도 유죄인 것을 미리 알았다면 과연 이재용회장이 두손모아 입구에서 맞이하였을까? 

 
 


 아까 소개한 '트레이더는 결코 죽지 않는다'라는 책에서 

 이 프랑스 트레이더는 파산 후 재기하는 과정을 책에 담았는데, 

 본격적으로 시장에 복귀하기 전에 작은 사치를 즐긴다. 호캉스를 하고 오는 것이다. 

 이런 대목이 있다. 

 "간단한 식사 한 끼 값이 최소 수백 프랑은 한다. 계산서를 보고 심장마비가 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곳에서 원하는 게 바로 이런 것이다. 
   
  돈의 진실이 외설적으로 드러나는 이곳,  500프랑짜리 지폐에 새겨진 늙은 파스칼이,  포르노 배우 클라라 모르간보

다 더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시장에 복귀하면서 흥분을 느끼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 증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을 때,  선배가 이런 말을 하였다. 

 매일 아침 나는 결혼하러 가는 것 같다고...... 

 돈 버는게 너무 재미있음을 표현한 것이리라. 


 처음으로 텐프로라는 곳들을 가보았고 뻣뻣하게 긴장한 나와 동기들을 보며 씩 웃던 선배들이 생각이 난다. 

 그로부터 세월이 17년이나 흘렀다. 


 그 선배들은 지금쯤 어디서 '흥분'을 느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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