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유럽과 중동, 중국, 한국, 대만, 일본을 아우르는 북반구 온대지역은 이 지구상에서 인구가 가장 밀집되어 있고, 경제력 또한 가장 밀집되어 있어 전세계 GDP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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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지역은 4계절 변화가 비교적 뚜렷하여 대부분의 지역에서 겨울철에 추위가 오고 땅이 얼어 건설 공사가 어렵다. 따라서 땅이 어는 겨울철은 특히 건설 및 건설 자재와 관련된 제조업의 비수기가 되어 건설/제조업 경기 역시 계절 변화를 따라 움직인다.

겨울철 건설 비수기가 끝나는 시기는 인구가 가장 많고 세계 건설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중국이 춘절 연휴를 끝내고 일터로 복귀하는 정월 대보름부터 시작된다. 이 시기가 되면 영하권을 맴돌던 북반구 온대지역의 기온은 영상으로 높아지며 점차 땅이 녹고 건설업과 건설 자재와 관련된 제조업의 업황이 살아난다.

이런 경기 변화의 특성은 철광석과 석탄을 주로 운반하는 벌크선의 운임에서 잘 드러난다. 철강과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석탄과 철광석은 벌크선을 통해 운반하는데 동절기를 앞두고  대략 10월부터 운임이 하락하기 시작하여 동절기 끝을 앞둔 음력 설 무렵까지 운임이 하락한 후 중국의 근로자들이 설을 쇠고 일터로 복귀하는 정월 보름 쯤부터 운임이 상승을 시작한다.

아래의 벌크선 운임 지수에 동절기 운임 하락을 화살표로 표시하였다. 경기 국면이나 철강 기업의 재고 수준에 따라  장기 추세와 변동의 크기가 결정되지만 매년 뚜렷한 운임 변화를 보여 줌으로써 실제 건설 및 제조업 경기가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벌크선 운임은 2021년 하반기를 정점으로 2023년 중반까지 고점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적 하락을 보여주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중국이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에 이어 부동산 개발 기업의 부채를 줄이기 위한 무리한 정책을 편 결과 건설업이 유례없는 수준으로 급격히 위축된 탓이다. 두번째는 미국과 유럽 등 금리를 낮게 유지했던 나라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를 급히 올리면서 건설과 부동산이 둔회된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건설 시장이 미국의 10배 정도로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중국의 경기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지난 2021년 이후의 운임지수의 급격한 하락은 중국의 부동산 정책과 더불어 부동산 개발기업의 부채감축정책에서 기인한다. 자금 조달 창구를 막아버린 채 부채비율을 강제로 낮추도록 했던 정책은 부동산 개발기업의 파산으로 내몰아 결국 부동산 시장과 건설 경기를 급격히 냉각시켰고, 그 여파가 2023년까지 이어진 가운데 부동산 신축 면적은 절반 가까이 감소하면서 2010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 있다. 지난 2년간의 극심한 건설 위축 및 경기 민감주 주가 상대적 하락은 이런 중국의 영향이 크다.

2023년 하반기 벌크선 운임의 고점이 높아져 상승 추세로의 전환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은 중국이 부동산 및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경기 부양 정책을 편 결과이다. 규제완화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 정비, 공공주택의 건설, 대출 규제 완화와 금리 및 지급 준비율 인하로 전 방위적인 부동산 건설에 올인 하고 있으며, 그 결과 아직 실물 부문에서 회복은 더디지만 방향성은 확실하기 때문에 기업의 선행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시행된 정책이 효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7월 이후 적극적인 정책 시행은 올해부터 점차 효과로 나타나게 된다. 이를 반영하는 것인지 벌크선 운임은 지난해 이맘때보다 100% 오른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10년 넘게 위축되어 있던 벌크선 업황이 호전되는 것을 기대하는 듯, 벌크선 중고선 가격이 매우 급격히 오르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은 경우 중고 벌크선은 폐선 처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미 5년 또는 10년 사용한 중고 벌크선을 사서 이익을 낸 후 경기가 꺾이면 폐선하기 까지 여러 해에 걸쳐 경기가 강하게 회복된다는 확신이 배경에 있음이 분명하다.

이처럼 계절적으로 경기 회복이 시작되면서 미국에서는 벌크선 해운사의 주가가 빠른 반응을 하고 있다.

정월 보름을 넘어서면서부터 벌크선 해운사의 주가가 예사롭지 않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매집을 하는 세력들이 상승을 앞두고 가격을 더욱 하락시켜 일반 투자자의 비관적 심리를 유인하여 매물을 유도해왔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되는 한, 물동량은 빠르게 늘고, 운반할 선박의 화물 운송량은 제한되어 있으며 배를 신축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결국 운임은 천정을 모르고 상승하게 된다.

경기를 따라 쉽게 늘고 줄어드는 탄력적인 원자재 운송 수요에, 쉽게 늘고 줄어들지 않는 비탄력적 화물 운송(공급) 능력은 매우 강한 운임의 변동으로 나타나게 되며 이것이 벌크선 해운업의 강력한 경기 탄력성을 제공한다.

경기가 나쁘면 폐선의 손실을 각오하고 중고 벌크선을 사서 벌크선 사업을 하려는 선주보다는, 기존의 잘 갖춰진 벌크선을 운용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서 벌크선 사업을 간접 영위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따라서 경쟁력이 있는 벌크선 주식을 사서 향후 전개되는 수년간의 벌크선 활황에 올라타라. 탄력적 수요와 비탄력적 공급이 만나면 가격은 천정을 모르고 오르게 되며 여기서 대단히 큰 상승의 기회가 된다.

잘못된 정책에 의해 지난 2년 넘는 기간 유례가 없는 수준으로 급격히 위축된 중국의 건설 경기가 이제 회복이 시작되고 있다. 분모가 작으면 성장률이 높게 나타나는 기저 효과에 더해 수년간 공급되어야 할 공급이 부족해진 주택 시장은 강력한 공급부족 상황이 장기간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전에 보기 드문 강력한 회복이 시작된다. 벌크선 해운 업황이 전례 없는 강한 활황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