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주요뉴스

트럼프에 매달리는 미 기업들...‘분노’ 가라앉히려 전전긍긍

파이낸셜뉴스 2025.01.15 04:55 댓글 0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공화당 하원 의원들을 만난 뒤 연설하고 있다. 4년 만에 백악관 재입성을 앞둔 트럼프에게 잘 보이기 위해 미 기업들이 앞다퉈 다양성 정책 등을 폐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공화당 하원 의원들을 만난 뒤 연설하고 있다. 4년 만에 백악관 재입성을 앞둔 트럼프에게 잘 보이기 위해 미 기업들이 앞다퉈 다양성 정책 등을 폐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의 1기 집권 시절 백악관 비판 논조의 워싱턴포스트(WP) 사주로 미운 털이 박힌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부터, 트럼프가 재선하면 감옥에 보내겠다고 으름장을 놨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최고경영자(CEO)에 이르기까지 재계 주요 인사들이 속속 트럼프 정책에 맞춰 기업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

그 덕인지 베이조스, 저커버그 모두 20일(현지시간) 트럼프의 47대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미 기업들이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트럼프 재선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재계 인사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했는지 WP에 압력을 넣어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사설을 싣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주에는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스스로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 행사비로 쓰라고 100만달러를 기부한지 불과 수주일 만에 이 다큐멘터리 방영을 위해 4000만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트럼프 취임식도 생중계하기로 했다.





메타 공동창업자 겸 CEO 저커버그는 트럼프 당선 뒤 두 차례 그를 만나 이전의 껄끄러운 관계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21년 1월 6일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자신의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지지자들을 부추겨 연방 의사당을 습격하게 한 트럼프의 페이스북 계정을 정지했던 저커버그는 자신의 본 모습은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진짜 마크’를 보여주기 위해 안간힘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메타 산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의 사실확인(팩트체크)을 폐지하면서 트럼프의 환심을 산 저커버그는 지난 10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트럼프 자택을 다시 찾아 메타의 오랜 다양성 존중 정책들을 모두 불살랐다.

그는 같은 날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기업 지도부가 남성성으로 무장하면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극찬했다. 다양성은 내팽개치고 전통적인 가부장 중심의 가치관을 숭상하는 트럼프에게 납작 엎드린 셈이다.

저커버그는 특히 자신이 주지스 경기에도 출전했다면서 “그게 바로 진짜 마크(저커버그)”라고 주장했다.





미 기업들은 2020년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관들에 폭행 당해 숨진 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구호를 내건 인권운동이 들불처럼 번지자 속속 사회적 정의를 지지하며 회사 정책들을 바꿨다.

그러나 4년 만에 트럼프가 다시 대선에서 승리하자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기업 CEO들은 앞다퉈 트럼프의 플로리다 자택으로 몰려들고, 기부금을 내고, 트럼프 측 핵심 인사들과 교류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미 사회의 보수화, 극단적인 자본주의 부활에 편승하고 있다.

다양성, 평등, 포용 등을 버리고 인종 다양성 재단에 대한 기부도 중단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트럼프가 재집권을 앞두자 기후변화 그룹에서도 탈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주요 투자은행들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이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금융사들이 앞장 서자는 취지로 설립된 단체에서 빠져나왔다.

재계 인사들은 감세, 전통적인 성 역할 등 보수적인 정책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