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 증시가 새해들어 극적 반전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서 지난해 최하위 수익률에서 해가 바뀐 후 최상위 수익률로 국장의 위상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7일 글로벌 금융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이 집계한 글로벌 주요 32개 국가 및 지역 내 43개 증시 지수의 올해 등락률(1월2~7일)에 따르면 한국의 주요 지수가 수익률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32개 국가 및 지역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G20 회원국을 비롯해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증시, 유럽연합(EU) 등이 포함됐다. 올 들어 코스닥 지수는 5.91% 상승하면서 수익률 1위로 올라섰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50 지수(+4.26%)와 코스피 지수(3.86%)가 뒤를 이어 수익률 2, 3위로 집계됐다. 미국의 나스닥종합지수(2.87%)와 일본 닛케이지수(0.46%) 등을 뛰어넘은 수치다. 반면 중국의 상해종합지수(-3.89%) 올 들어 큰 폭 하락을 보였다.
지난해 코스닥 지수가 세계 주요 43개 지수 중 수익률 43위, 코스피 지수도 38위로 '글로벌 최하위'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1월 27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장중 2520선까지 치솟다가2492.10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0.05% 오른 718.29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주의 반등이 연초 국내 증시를 일으켜 세웠다. 지난 3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800억달러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하면서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3% 가까이 오르는 등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다. 12월 미국 ISM 제조업 지수도 시장 전망치를 웃돌며 제조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기대감도 확대됐다. 이 여파로 올 들어 KRX 반도체지수는 10.39% 오르면서 업종별 지수 중 가장 큰 폭 상승을 보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ISM 지수와 반도체·수출 사이클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며 "레거시(범용) 반도체 수요가 당초 전망만큼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상반기 국내 증시 매도 공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내 추가 순매도 물량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증시 반등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달 공식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결정 향방 등은 여전히 주요 변수로 꼽힌다. 국내 증시의 완연한 상승세를 이끌만한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한 단계 회복했지만 주도주가 부재해 당분간 지수 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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