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코스닥 지수 등락률이 글로벌 주요국 증시 가운데 사실상 '꼴찌'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보다도 부진한 성적표로 마감했다.
12월 31일 글로벌 금융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이 제공하는 글로벌 주요 32개 국가 및 지역 내 43개 증시 지수의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코스닥 지수가 수익률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32개 국가 및 지역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G20 회원국을 비롯해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증시, 유럽연합(EU) 등이 포함됐다.
국내 증시 폐장일인 지난 30일 678.19로 마감한 코스닥은 1년 새 무려 -21.74% 뒷걸음질 치면서 글로벌 43개 지수 중 43위를 기록했다. 3년 넘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의 RTSI 지수(42위, -17.56%)보다도 낮은 수치다.
코스피 지수(-9.63%) 역시 43개 지수 중 38위에 그쳤다. 주변국의 증시 성적표와 비교하면 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8위 일본의 닛케이지수(19.22%), 12위 홍콩의 항셍지수(17.56%) 등 인근 아시아 국가들은 나란히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 증시와 함께 신흥시장(EM)으로 분류되는 대만의 자취안지수도 올해 29.33% 오르며 글로벌 지수 중 수익률 5위를 기록했다. 인도의 센섹스지수 역시 8.25% 상승하며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미 증시의 수익률 격차도 벌어졌다. 올해 미국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9.79%, S&P500지수는 23.84% 오르며 큰 폭 상승을 보였다. 특히 S&P500지수와 코스피지수의 수익률 격차는 33.47%p로 벌어지면서, '닷컴버블' 붕괴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였던 지난 2000년(40.7%p) 이후 한미 대표 증시 수익률은 최대 격차로 벌어졌다.
코스피 지수보다 올해 수익률이 낮은 국가로는 자국 통화 가치 하락세를 맞았던 멕시코(41위)와 브라질(39위) 정도가 눈에 띈다. 멕시코의 S&P/BMV IPC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관세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14.9% 하락했다. 브라질도 확장 재정 우려로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증시 보베스파지수도 -10.36% 내려앉았다.
올해 국내 증시는 연초부터 정부가 주도한 증시 부양책인 '밸류업 프로그램'과 인공지능(AI) 훈풍을 타고 상반기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반도체 겨울론'이 제기되면서 국내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코스피가 하루 만에 8.7% 급락한 8월 블랙 먼데이, 11월 미국 대선, 12월 비상계엄 선포 사태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내년 증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초로 6개월 연속 증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연말 들어 외국인의 증시 이탈 속도가 잦아든 점, 연기금 등 기관 수급이 유입되기 시작한 점 등이 회복의 신호"라고 진단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