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상장 이후 최저가
여행사 광고·프로모션 중단
항공권 취소 문의도 속출
항공·여행주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고환율과 탄핵 정국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제주항공 참사까지 더해지면서 잿빛전망 일색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제주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65% 급락한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제주항공은 장중 6920원까지 떨어지며 지난 2015년 상장 이후 최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이어
티웨이항공(-3.23%),
대한항공(-3.00%),
진에어(-2.83%)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여행주도 줄줄이 급락했다. 이날 참좋은여행은 전 거래일 대비 5.59% 하락한 5400원에 마감했다. 이외에도
노랑풍선(-2.02%),
하나투어(-2.16%),
모두투어(-0.72%) 등도 줄줄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인해 항공, 여행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 참사의 충격으로 여행사는 현재 홈쇼핑과 온라인 광고, 프로모션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항공권 취소 및 관련 문의도 속출하고 있다.
아이엠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이번 참사로 여행 관련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면서 항공 및 여행주의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제주항공 참사 외에도 고환율, 탄핵 정국 등 줄악재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항공·여행주는 대표적인 고환율 피해주다. 통상 환율이 높아지면 항공기 리스비와 유류비를 달러로 매입하는 항공사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해외 여행 수요도 둔화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23일 1450원을 돌파한 후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47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참사로 인한 여객 수요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의 단기 이익 전망이 의미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이번 참사는 어느 한 가지 요인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해보인다"며 "현재로서는 항공사나 공항, 정책 당국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안정한 국내 정세 및 경기와 맞물려 항공 여객 수요에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안전 문제와 소비자 불안은 어느 항공사도 자유롭지 못하다. 항공 업종 투자판단에서 단기 이익 전망은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 양승윤 연구원은 "이번 참사는 지난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 이후 최대 사상자 규모로 사고 원인 규명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아직까지 정비 및 기체 결함 여부는 속단하기 이르나 향후 여객 수요 등 항공사의 직접적인 영향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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