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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내년 국내증시 기대해도 될까

파이낸셜뉴스 2024.12.24 18:37 댓글 0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올해 세계 주요국의 주가지수가 대부분 상승했는데, 한국 주가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내년에는 올해와 달라질 수 있을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올해 들어 12월 20일까지 세계 주가지수는 16.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나스닥 지수가 30.4%나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3.2% 올랐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는 9.5% 하락했고, 특히 코스닥 지수는 22.9%나 떨어져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한국 주가지수가 이처럼 떨어진 이유는 경기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코스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하는 한국 선행지수와 거의 같은 방향으로 변동해 왔다. 선행지수가 지난해 2월을 저점으로 올라오다가 올해 7월 정점을 기록한 이후 11월까지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주요 7개국(G7)뿐만 아니라 20개국(G20) 선행지수는 상승하고 있다.

선행지수 하락은 다가올 경기둔화를 의미한다. OECD 한국 선행지수가 우리 수출에 3개월 정도 앞섰다. 실제로 선행지수 하락에 이어 10월 이후에는 우리 수출 증가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높은 가계부채 때문에 소비 등 내수가 부진한 상태이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우리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수출마저 둔화하면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들은 올해 7월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우리 주식을 23조385억원 순매수했다. 그러나 선행지수가 하락하기 시작한 8월부터 매도하기 시작해 12월 20일까지 22조7347억원을 순매도했다. 비상계엄 등 국내 정치적 불안은 원화 가치 하락과 더불어 외국인의 매도를 더 부추겼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주가지수가 더 하락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주가지수 저평가 정도가 커지고 있다. 우선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코스피가 저평가됐다. 코스피는 장기적으로 명목 GDP 이상으로 상승했다. 2001~2023년 명목 GDP는 연평균 5.7% 성장했고, 코스피 지수는 6.9% 상승했다. 2024년 명목 GDP가 5.0%(실질 GDP는 2.2%)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고려하면 12월 20일 코스피(2404.15)는 26% 정도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된다. 2000년 이후 코스피 저평가 정도가 가장 심하다. 코스피는 대표적 통화지표인 광의통화(M2)와 비교해도 16% 이상 저평가됐다. 월별로는 코스피와 상관계수가 가장 높은 경제변수가 일평균 수출금액이다. 2005년 이후 통계로 보면 이들 두 변수 사이에 상관계수가 0.87에 이를 정도로 높다. 일평균 수출금액에 비해서도 코스피가 저평가 영역에 머물고 있다.

코스피뿐만 아니라 원화 가치도 저평가 상태에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상승하면서 2009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 환율에 영향을 주는 경제변수는 달러 인덱스, 일본의 엔이나 중국의 위안 환율,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 국제수지 등이다. 이 중에서도 달러 인덱스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환율이 미국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내외 부채 확대, 세계 중앙은행의 달러 보유 축소 등을 고려하면 달러 가치는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확률이 높다. 최근 2년 동안 미국 경제는 소비 중심으로 높은 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가계의 소득 증가보다 소비 증가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는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금리도 떨어질 전망이다. 달러 인덱스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머지않아 한국 코스피와 원화 가치 저평가를 인식하는 외국인이 생길 거고, 그 외국인이 우리 주식을 살 때 우리 코스피와 원화 가치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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