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일 업종 대표주 6469억 매수
정책 수혜주 팔고 尹피해주 담아
탄핵 정국으로 외국인에 이어 개인마저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이탈하는 가운데 연기금이 3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로 지수를 받치고 있다. 특히
KB금융,
삼성전자 등 외국인 순매도세가 거셌던 대형주 비중을 늘렸다. 반면 윤석열 정부 수혜주이자 외국인 매수세가 견조했던 방산·원전주는 내다 팔며 수급 조율에 나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부터 대통령 탄핵 논의까지 정치 불확실성에 휘말렸던 지난 4~6일 연기금은 국내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서 6469억원어치 사들였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6140억원어치, 코스닥 시장에서 330억원어치를 각각 샀다. 일별로 △지난 4일 1157억원 △5일 1848억 △6일 346억원 등 순매수폭을 확대하며 3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연기금이 지수 급락까지는 막아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개인은 국내 시장에서 각각 1조102억원, 2262억원 크게 내다 팔았다. 이에 지난 3일 '반짝 상승'했던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4일부터 다시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 위주 수급 이탈에 코스피 대비 코스닥 낙폭이 더 컸다. 6일 오후 들어 시장 우려가 일부 진정됐고 연기금 위주 기관 자금이 유입됐다"며 "하지만 개인과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며 낙폭을 축소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연기금은 주로 업종별 주도주를 많이 담았다. SK하이닉스를 1279억원어치 가장 사들인데 이어 삼성전자(1040억원),
LG에너지솔루션(268억원),
NAVER(256억원),
현대모비스(158억원),
SK이노베이션(140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특히 연기금은 금융주를 적극 담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사태를 전후로 KB금융은 15.71% 내렸다. 이에 연기금은 KB금융을 168억원어치 사들였다. 지난 6일에만 KB금융과 신한지주를 각각 217억원, 10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카카오 508억원, 카카오페이 199억원어치 등 '윤석열 피해주'로 꼽혔던 카카오그룹주를 담은 것도 주목할만 하다.
반면 같은 기간 연기금은 방산·원전주 등 정부 수혜주를 내다팔았다. 연기금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며 차익 실현 수요가 높아진
고려아연(334억원) 다음으로
두산에너빌리티(303억원),
한전기술(154억원),
비에이치아이(46억원) 등 원자력 관련 종목을 대량 매도했다.
다만 '탄핵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면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증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에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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