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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發 불확실성 증가' 롯데 사면초가 우려

파이낸셜뉴스 2024.12.03 18:55 댓글 0

<span id='_stock_code_011170' data-stockcode='011170'>롯데케미칼</span> 제공.
롯데케미칼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불거진 롯데케미칼의 유동성 위기는 롯데 전반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의 하락은 계열통합신용도와 롯데지주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위기론'이 낭설이라고 위기론을 잠재우면서도, 롯데그룹이 자산 매각에 열을 올리는 데는 '시장성 차환' 리스크에 대한 대비 차원이다.

■문제는 롯데케미칼 신용등급...그룹 신용도에 '파급력'
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롯데타워를 기초로 한 보증채가 되더라도, 이는 롯데케미칼 독자 신용도 하향 압력을 막는 요인이 못된다. 또 롯데케미칼이 사채권자 집회에서 EOD 조건을 유예한다고 해도, 등급 하향 압력을 완화하는 조건이 아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AA0 수준으로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지지부진해서 '부정적' 전망대로, 등급이 한노치 떨어질 경우 그룹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롯데케미칼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의 AA+에서 AA0로 하향조정하면서 롯데그룹의 계열통합신용도가 하락했고, 계열지원가능성이 반영된 4개 계열사(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 신용등급도 동반 하락했다. 아울러 롯데지주와 롯데지주가 연대보증한 롯데쇼핑, 롯데케미칼이 지급보증한 롯데건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

내년 롯데케미칼의 등급 방향성은 사채권자 집회에서 EOD가 유예된다 해도 장담할 수 없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내년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등급 하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선 결국 '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자산매각 속도전이 중요한 만큼 '적절한 가격대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형 증권사 IB 관계자는 자산매각이 적절한 인수자를 찾을 수 있도록 '현실성 있는 가격'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롯데칠성의 서초동 부지를 2조원대에 매각하는 등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사업부 분할을 통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5000억원 이상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후 인수) 투자를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해법"이라며 "비핵심자산 위주로만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신용등급 강제상환옵션 사모채 줄줄이...EOD 지뢰밭 ...신용도에 '사활'
현재 롯데그룹의 원활한 차환 키를 롯데케미칼이 쥐고 있는 상황이다. 20조원이 넘는 엄청난 규모의 차환리스크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무더기로 발행한 강제상환옵션 채권이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몇 년간 강제상환특약이라는 트리거 조항을 내건 회사채를 확대해왔다. 강제상환옵션은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조기에 원금을 상환한다'는 일종의 특약으로 통상 신용등급이 두 노치 내지 세 노치 떨어질 경우 발동된다.

롯데지주는 지난 11월 8일 강제상환옵션을 내건 7년물 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해당 사모채에 강제상환옵션이 내걸렸다.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AA- 수준으로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 A0 혹은 A-에 도달하게 되면 트리거에 도달한다.

더 우려가 된 부분은 채권 관리 계약서 상 '교차 부도(크로스 디폴트)' 조항이 달렸다는 것이다. 즉 한 회사채에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다른 채권 역시 연달아 기한이익 상실이 되는 조항이다.

다른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롯데쇼핑은 지난 2020년 7월 강제상환옵션이 붙은 사모채 총 500억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은 AA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트리거는 A0 수준부터 발동된다. 현재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은 AA- 수준이다. 트리거 수준과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이 외 외식 전문업체 롯데지알에스, 롯데컬처웍스, 호텔롯데 등도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회사채를 발행했다.



■ 日 사채권자 협의 쟁점..."이자보상배율 조항 삭제 관건"
크로스 디폴트에서 회사로서 가장 무서운 지점은 '사채권자 협의가 어려운 투자자'이다. 이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발행한 사채일 경우 문제 해결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롯데케미칼이 발행한 누적 2조원 규모의 공모사채 중 상당 규모를 미즈호은행이 인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미즈호은행을 비롯한 일본계 투자자들이 롯데케미칼과의 원만한 협의를 이룰지 미지수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이자보상배율 조항의 삭제가 관건이다.

화학업황이 금세 좋아지지 않을 상황이라는 점에서 분기마다 재무약정 위반으로 EOD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어서다. 롯데케미칼의 회사채에는 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배 이상을 지켜야 하는 재무약정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영업부진으로 인해 올 3분기 기준 이 비율이 4.3배로 떨어지며 롯데케미칼 회사채가 EOD 위기를 맞았다.

일본 금융기관은 내부 투자 원칙상 이자보상배율 조항이 통상적인 탓에 삭제 합의까지는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또 롯데케미칼의 등급 하향으로 롯데그룹의 전반적 신용도가 약화할 경우 문제는 더 커진다. 특히 해외 곳곳에 흩어져 있는 일부 회사채일 경우, 사채권자 협의는 더 난항에 빠질 수 있다.

한편 롯데그룹은 회사채 시장에서 빅 이슈어로 통한다. 국내서 발행한 회사채 잔액만 22조원에 이른다. 이 중 약 17조7000억원이 향후 3년 이내 만기가 도래한다. 롯데케미칼 발 신용리스크는 롯데위기론에 불을 지폈다. 총 139조라는 자산을 자랑한 롯데그룹 측이지만, 결과적으로 롯데건설은 PF 유동성난에 부딪쳐 메리츠 등의 금융사에 손을 벌려야 했다.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림의 떡'이라는 애기다.

향후 대응책과 관련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사채권자 집회에 준비 중에 있다"면서 "누가 인수를 했는지 아직은 정확히 모른다. 인수자들을 찾아서 협의하려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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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j91@fnnews.com 김현정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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