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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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전기차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여파로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1조원 넘게 날린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로이터 연합 |
스웨덴 전기차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불똥이 월스트리트 터줏대감인 골드만삭스를 덮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골드만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노스볼트에 최소 8억9600만달러(약 1조2600억원)가 물려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은 노스볼트 2위 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은 노스볼트 투자금 8억9600만달러를 올해 말에 모두 대손처리하겠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이번 투자는 골드만 산하의 한 사모펀드가 주도했다.
이 골드만 사모펀드는 불과 7개월 전만 해도 낙관적이었다. 투자자들에게 노스볼트 투자 가치가 4.29배에 이르렀다면서 내년에는 6배로 가치가 불어날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골드만은 그러나 노스볼트 파산보호 신청 뒤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골드만은 이 결과에 실망한 다수의 투자자들 가운데 하나이지만 이는 그저 고도로 분산된 펀드의 소수 투자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골드만은 2019년 당시 출범 4년째인 노스볼트 투자를 시작했다.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 등과 함께 노스볼트가 스웨덴 북부에 첫번째 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10억달러 자금 마련에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투자를 확대했다.
유럽산 전기차 배터리 깃발을 내걸고 출범한 노스볼트는 그러나 21일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다. 최고경영자(CEO) 피터 칼슨은 이튿날인 22일 사퇴했다.
노스볼트는 유럽에서 자금 조달을 가장 훌륭하게 해 낸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투자자들과 각국 정부로부터 150억달러를 조달했다. 그러나 손실이 누적되면서 21일에는 보유 현금이 고작 3000만달러에 불과했고, 부채는 58억달러로 불어났다.
파산보호 신청일 기준으로 골드만은 여러 펀드를 통해 노스볼트 지분 19%를 소유한 상태였다. 이 지분은 휴지 조각이 됐다.
골드만은 아울러 주요 채권자 가운데 한 곳으로 478만달러를 대출했다. 이 돈 역시 날리게 됐다.
노스볼트 최대 투자자는 독일 폭스바겐이다. 지분 21%를 보유하고 있다. 폭스바겐 역시 이 지분이 휴지 조각이 된 것은 마찬가지다.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의 2대 채권자이기도 하다. 3억5500만달러를 주고 전환사채(CB)를 샀다. 이 CB도 휴지 조각이 됐다.
한편 노스볼트는 내년 1분기에 파산보호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려면 10억~12억달러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자들을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스볼트는 스웨덴 북부 셀레프테오(Skellefteå)에 유일한 공장을 갖고 있다. 이후 독일과 캐나다에 각국 정부 보조금을 받아 추가 공장을 지으려고 했지만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성장 속도가 더디면서 결국 좌초했다.
무리한 생산설비 확장 시도가 수요 둔화 속에 노스볼트에 심각한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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