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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과거의 저 보는 듯"…유도 金 김재엽 "체육계 부조리 폭로…퇴출, 연금 박탈"

파이낸셜뉴스 2024.08.21 04:00 댓글 0

[서울=뉴시스]2024년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왼쪽)과 1988년 서울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재엽 (사진=뉴시스, 올림픽 공식 유튜브 채널)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2024년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왼쪽)과 1988년 서울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재엽 (사진=뉴시스, 올림픽 공식 유튜브 채널)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가운데, 과거 체육계의 부조리를 폭로했던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재엽(61) 선수 사연이 다시 관심 받고 있다. 김재엽은 안세영의 폭로에 대해 "과거의 저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재엽은 지난 8일 '팟빵 매불쇼'에 출연해 "안세영 선수가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협회와 관련해 용기 있게 나섰다"며 "마치 저를 보는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안세영 사건에 대해 "지금은 우리 시대와 훈련 방법 등이 많이 바뀌었겠지만, 안세영 선수 폭로의 본질을 '혹사'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김재엽은 선수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할 때, 제자 윤동식이 심판의 편파 판정에 피해를 봤다며 유도계 안의 이른바 '용인대 카르텔'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윤동식(마사회)은 1996년 5월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애틀랜타 올림픽 유도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76㎏급 승자 결승에서 조인철(용인대)에게 '0대 3'으로 판정패했다.

하지만 해당 판정은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윤동식은 경기 후 매트에 30분간 주저앉아 항의했다. 그의 스승 김재엽도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유도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김창호 감독도 "강한 선수를 데리고 가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강한 선수를 떨어뜨리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불만을 나타낸 뒤 경기장을 떠났다.

이 사건에 대해 김재엽은 지난 2021년 한 유튜브 인터뷰를 통해 "윤동식이 용인대 파벌의 편파 판정에 희생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유도계에서 용인대만 키우는 분위기가 있었고, 이에 용인대 사람들이 심판위원장까지 다 차지하는 결과를 초리했다고 김재엽은 주장했다. 결국 이런 분위기때문에 다른 대학들은 유도 국가대표 하나 만들 수가 없는 분위기라 대학들이 유도부를 없애기 시작했고, 결국 한국 유도가 경쟁력을 잃게 됐다는 지적이다.

김재엽은 이 사건 이후 적극적으로 용인대 파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 결과 유도계에서 퇴출 당했고, 협회에서 주는 연금까지 박탈됐다. 이에 김재엽은 나라에서 주는 연금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엽은 "그 배후에는 18년간 대한유도회 회장을 맡았던 김정행 전 용인대 총장이 있었다"며 "이후 국내 유도계에서 저에 대한 자료를 없앴고, 관련 분야에 취업하면 압력을 넣어 일을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세영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하고 계속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안세영은 지난 7년간 대표팀 빨래와 청소 등을 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는데, 이후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 줄을 교체하거나 방 청소와 빨래 등을 전담하다시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세영의 부모는 지난 2월 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일과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런 잡무로 피해를 받아왔다"며 대표팀 선수촌 내 생활개선 등 7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표팀 코치진은 오래된 '관습'이기 때문에 당장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고,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안세영은 또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통해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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