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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3강?...삼전·하이닉스 오를 때 혼자 떨어진 한미반도체 [e종목은 왜]

파이낸셜뉴스 2024.07.14 04:59 댓글 0

2024 세미콘코리아 전시회의 한미반도체 부스. 뉴시스 제공
2024 세미콘코리아 전시회의 한미반도체 부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계속 오르던 것만 봐서 내려가는 고통이 더 크다. 수익 실현을 안 한 나만 바보된 느낌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를 달궜던 한미반도체가 최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을 애태우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더 큰 게 온다'는 시각이다.

■삼전·하이닉스 오를 때 혼자만 떨어져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전일 대비 1.62% 떨어진 15만7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13일 18만90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한 달 만에 16.45% 빠졌다. 지난 5월 말 16만원선을 넘긴 지 두 달이 안 돼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뼈아픈 것은 반도체주로 묶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한 달 사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0.31% 상승하며 8만원대에 안착했고, SK하이닉스도 3.60% 오르며 23만원대를 지키고 있다. '반도체 3강'으로 불리는 한미반도체만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미반도체의 주가에 영향을 주는 엔비디아 주가가 생각보다 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파죽지세처럼 오르던 엔비디아의 주가가 6월 중순부터 횡보세를 보였다. 지난달 13일(현지시간)의 엔비디아 주가(129.61달러)와 이달 12일 주가(129.24달러)는 거의 동일하다. 다만, 엔비디아의 영향을 많이 받는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오름세였다는 반론도 있다.

현대차증권 곽민정 연구원은 "최근 들어 기관 자금이 대형주로 수급이 쏠리면서 한미반도체가 조정세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기관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한미반도체의 주식을 547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지금이 고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올해 1월 2일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6만800원이었다. 6월에 기록한 고점(18만9000원)과 비교하면 상반기에만 3배가 오른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올해 실적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63.93배에 달한다. 삼성전자(14.45배)나 SK하이닉스(11.14배)는 물론 시가총액이 비슷한 SK스퀘어(7.8배)보다는 10배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분기 영업이익이 300억원도 안 되는 기업의 시총이 15조원인 게 말이 되냐"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한미반도체의 주가를 끌어올린 외국인의 수급도 좋지 않다. 외국인은 차익실현을 했던 지난 4월을 제외하고 모든 달에 한미반도체의 주식을 순매수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순매수의 강도가 최고점을 찍고 급격하게 식고 있었다. 그달 외국인의 순매수는 1749억원이었으나 지난달 277억원으로 줄었다. 한 달 새 외국인 순매수가 6분의 1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달(15일 기준)에는 24억원으로 수급 상황은 더 안 좋다.

■"삼성전자보다 더 큰 고객사 온다"
향후 주가에 대해선 이견이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향방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반해 곽민정 연구원은 "하이닉스 발주는 계속 나오고 있고, 마이크론도 충분히 좋은 상황"이라며 "2.5D 빅 다이 본더에 대한 신규 수주도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연내 전 고점 경신도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이 추가 매수 기회라는 게 곽 연구원의 주장이다.

한편 삼성전자와의 관계 개선은 한미반도체 주가 상승에 큰 문제가 아니라는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품질 검증을 통과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삼성전자와 거래하지 않은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장중 7% 급락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손을 잡아야 한미반도체의 주가도 또 다른 모멘텀을 맞을 수 있다"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증권가에서는 "안 되는 게 컨센서스(증권가의 합의점)라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라는 입장이다.

곽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아니더라도 더 큰 해외 고객사가 확보될 가능성이 높다"며 "2.5D 빅 다이 본더에 대한 신규 수주가 해외 로직 고객사"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미반도체는 이날부터 18일까지 미국 뉴욕, 시카고,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해외 주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연다. IR에서 한미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으로의 확장, 차세대 TC 본더 로드맵을 소개할 예정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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