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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현장 '빗속 추모 행렬'… 장례식장은 '눈물바다' [시청앞 인도 돌진 참사]

파이낸셜뉴스 2024.07.02 18:48 댓글 0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시청역 앞 추모 글과 국화꽃
6명 안치된 영등포장례식장
유족들 오열·동료들 탄식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사고를 일으킨 역주행 제네시스 차량을 수습하고 있다. 뉴시스
#. 2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부서진 가드레일 인근에 국화가 놓였다. 출근 중이었던 직장인은 물론이고 시청역 인근에서 장사하는 자영업자, 인근을 지나던 사람, 시간을 내 찾아온 시민들까지 쉽사리 가드레일을 지나치지 못했다. 빗속에도 잠시 앞에 서서 애도를 표했다. 부서진 가드레일은 지난 1일 15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참사'의 현장이다.

#. 장대비가 쏟아진 이날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장례식장 앞에서 한 부부가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들은 이날 새벽 3시에 춘천에서 장례식장까지 달려왔다고 했다. 옛날 함께 살기도 했던 조카의 예상하지 못한 사망 소식 때문이었다. 조카는 지난 1일 발생한 '시청역 참사'의 희생자 중 한명인 50대 이모씨였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9시 27분께 A씨가 모는 제네시스 차량이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와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를 200m가량 역주행했다. A씨의 차량은 이 과정에서 차량 2대를 들이받고 인도의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날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2일 시민들은 아침부터 내린 장대비에도 사고 현장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했다. 최조 사망자 6명이 이송됐던 영등포병원장례식장에 모인 유족과 지인들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 "나도 당할 수 있는 일, 처참해"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이날 사고 차량에 의해 떨어져 나간 가드레일 대신 임시 칸막이가 설치됐다. 주변에는 추모의 글을 담은 메모와 함께 흰색 국화 꽃다발도 놓였다. 시민들이 지나가면서 사진을 찍거나 한동안 멈춰 추모의 글이 담긴 메모를 읽었다. 메모에는 "애도를 표하며 고인들의 꿈이 저승에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현장을 자주 지난다는 김모씨(71)는 "어떻게 사람이 갑자기 9명이나 죽을 수 있나"며 "너무 놀랬다"고 언급했다.

인근 회사로 출퇴근한다는 최모씨(41)는 "불의의 사고라서 예방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 안타깝다"며 "여기서 저녁 먹고 가는 내 직장 동료도 당할 수 있던 일이라고 생각하면 처참하다"고 전했다.

■ "아빠, 아니라고 해줘!" 울음

영등포병원장례식장에는 사고가 발생한 직후부터 유족들이 찾아와 오열했다.

한 유족은 장례식장에 도착하자마자 "아빠 어떡해. 싫어. 아빠 아니라고 해줘"라며 목 놓아 울었다. 사망자의 지인은 구급대원으로부터 사망자가 맞다는 말을 듣자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희생자의 직장 동료들은 굳은 표정으로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죽은 은행 직원의 동료라는 A씨는 "동료를 조문하러 왔다"며 "처참한 기분이다"라고 했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은행 직원 4명은 승진 등 인사 발령을 기념해 퇴근 후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인도에 모여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4명 중 3명의 시신은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블랙박스 확보·구속영장 검토"

경찰은 이날 가해 차량 운전자 A씨(68)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사고 당시 A씨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차로 치면서 9명이 사망했다. 이외에 보행자 2명과 피해 차량 운전자 2명, A씨와 A씨의 동승자 등 6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급발진 가능성까지 수사 선상으로 놓고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수사를 위해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다"면서 "폐쇄회로(CC)TV 영상과 함께 일차적으로 사고 원인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전자 A씨는 사고에 대해 운전 미숙이나 부주의 등이 아닌 급발진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버스 운전사라는 사실이 전해졌고 음주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 상태다. 경찰은 "엄정하고 정확하게 수사해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주원규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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