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발표
전문가 기대인플레 3.0%로 반등
“물가 2% 수렴 시기 불확실”
연준과의 기계적 연결은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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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12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파이낸셜뉴스]내년부터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커진 미국과 달리 한국은행은 물가의 목표(2%) 수렴을 확신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이 상당폭 상승하는 가운데 누적된 비용 상승에 따른 2차 파급효과 등 변수가 남아있어 아직 2%대 물가 수렴시기가 불확실하다는 분석에서다.
■물가 2% 수렴할 때까지 금리 인하 논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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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전망치(2023년 11월 전망 기준). 한국은행 제공. |
한은은 14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향후 물가가 둔화 흐름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지만 안정 목표 수준인 2%에 수렴할 지 여부와 시점에 대해서는 여러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우선 한은은 누적된 비용상승 요인으로 인한 2차 파급효과, 국제유가 및 환율 변동, 공공요금 등과 관련한 정부 정책, 연말과 연초 가격조정 집중 가능성 등 관련 리스크 요인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중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였지만, 8월 이후 석 달 연속 오름폭을 확대하며 3%대 후반까지 높아졌다가 11월 3.3%를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 무역체제 분절화, 기후변화 및 친환경 체제 전환 등도 구조적으로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하락하던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을 경계했다. 전문가들의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 9월에 2.5%까지 내렸지만, 10월과 11월에는 3.0%로 올랐다. 한은은 "상대적으로 넓은 범위의 정보를 활용해 형성되는 전문가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한 점은 물가 둔화에 소요되는 기간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연준 통화정책과 기계적 연결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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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공. |
아울러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통화완화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시사했음에도 국내 통화정책의 변동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변한다고 해서 우리 통화정책과 기계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국내 성장과 물가 전망이 어떻게 될지,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13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내년 말 금리 수준을 연 4.6%로 예상하며 내년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 부총재보는 "올해에도 조사국 물가 전망이 여러 차례 조금씩 수정이 됐는데, 이유 중에 하나가 결국 국제 유가, 국제 원자재 가격 등 해외 요인의 변동성에 상당히 크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대내적으로도 농산물 가격의 흐름에 따라서 큰 영향을 받고 있어서 외생적인 충격을 쉽게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목표 물가인 2%에 도달하는 시기를 정확하게 특정하기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뜻이다.
아울러 이 부충재보는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란 판단에 수정이 필요한지에 대해 "연준이 낮춘 점도표 상의 (내년)금리도 여전히 4% 중후반 수준"이라며 "어느 수준이 고금리라고 봐야 하는지는 각자의 판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 노동시장 상황과 기대인플레 글로벌 공급망 변화 및 기후변화 등의 상황이랑 주요국 통화정책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코로나 이전 환경으로 가기는 어렵지 않을까하는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