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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세계 배터리 & 충전 인프라 엑스포에서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제공 |
[파이낸셜뉴스]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집념이 통했다. 하락세에도 집중 매수한 2차전지 관련주가 바닥을 찍고 회복 중이다.
■2차전지주 모두 회복세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11월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을 2차전지 관련주가 차지했다. 이달 순매수 1~2위는 포스코그룹주가 차지했다. 개미들은 포스코(POSCO)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을 각각 2916억원어치, 2806억원어치 사들였다.
3위는 이달 17일 상장한
에코프로머티(에코프로머티리얼)였다. 에코프로그룹의 전구체 기업 에코프로머티는 이달 중순에 상장했지만, 개미들은 222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거래대금도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할 만큼 거래량이 풍부하다.
삼성SDI(1818억원·4위)와
에코프로비엠(730억원·7위)도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은 이달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포스코홀딩스는 41만1500원(11월 1일)에서 47만8000원으로 16.16% 상승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3만6500원에서 30만4500원으로 28.75% 상승했다.
상장 당시 에코프로머티는 3만6200원이었지만 이날 13만3000원에 마감하며 267.40% 상승했다. 삼성SDI(6.93%), 에코프로비엠(24.62%)도 모두 상승세다.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이달 1일 4389.66로 52주 최저치를 기록한 후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 이날 5151.33로 마감하며, 월초 대비 17.35% 올랐다.
개인은 저가 매수 기회로 파악하고 2차전지주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기차 수요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관련주들이 조정을 받은 바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개인 순매수는 2차전지에 집중되고 있다"며 "향후 수급 차별화가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나친 비중 확대 안 돼" 개미들의 투자로 2차전지주는 반도체와 함께 국내 증시의 주도주로 자리매김했다. 이달 거래대금 상위 10개 종목 중 1위인 삼성전자와 8위 두산로보틱스를 제외하면 8개 종목 모두 2차전지주다. 이들 종목은 이달 초 대비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소재기업들이 내년에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한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SK아이이테크놀로지,
더블유씨피 등 6개 상장사의 연결기준 합산 매출이 올해보다 15%, 영업이익은 39%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기업들의 영업환경이 내년 2·4분기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리튬가격 하락세도 올해 4·4분기를 바닥으로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익의 기저가 낮은 양극재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나친 의존은 지양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유안타증권 이안나 연구원은 “2차전지는 미국 대선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불확실성과 전기차 수요 둔화, 수주 공백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며 “올해 4·4분기부터 시작될 저조한 실적과 모멘텀 부재로 당분간 2차전지 섹터의 비중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증시에 상장한 세계 1위 리튬업체 앨버말의 주가는 올해 들어 43.69%,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63.9% 하락한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리튬가격 반등은 예상하기 어렵다”며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차별화된 이익 성장인데 이에 대한 기대가 후퇴했다”며 “주가 급락에도 지배주주 순이익이 예상보다 하락세가 가팔라 높은 밸류에이션이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