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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해외서 번 8兆 국내 전기차에 쏟는다 [질주하는 현대차, 한국경제 버팀목]

파이낸셜뉴스 2023.06.12 18:26 댓글 0

해외법인 배당 1년새 4.6배 증가
울산·광명 생산시설 전환에 투입
1~5월 수출규모는 100만대 육박


현대자동차그룹이 해외법인 유보금 59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국내로 들여와 울산·광명 등 전기차 생산시설 전환 투자에 사용한다.

미국, 유럽, 인도 등 현지 생산거점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국내에 재투자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해외자금 유턴 규모는 창사(1967년) 이래 사상 최고액이다. 해외에서 번 돈을 국내 투자에 사용하는 이른바 '자본 리쇼어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주요 계열사 해외법인의 본사 배당액은 직전 연도 대비 4.6배 늘린 59억달러(7조8000여억원)다. 이 가운데 79%가 이달 중 서울 본사로 송금되며, 나머지 21%도 올해 안에 국내로 유입된다. 계열사별로는 현대차 21억달러(2조8100억원), 기아 33억달러(4조4300억원), 현대모비스 2억달러(2500억원)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울산과 광명의 전기차 전용공장과 기아 화성 전기차공장 신설 등에 주로 투입할 계획이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플랫폼 개발과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R&D) 투자에도 해외 배당금을 쓸 예정이다. 이 가운데 현대차 울산공장과 기아 화성공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과 4월 잇따라 방문했던 곳이다. 정부와 현대차그룹은 국내 전동화 투자를 기반으로 '글로벌 전기차 3강'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해외법인의 본사 배당액은 코로나19 확대 시기인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억달러, 6억달러에 불과했다. 2022년 13억달러로 증가했다가 올해는 59억달러로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이다. 현대차 미국·인도·체코 생산법인, 기아 미국·슬로바키아·유럽 법인 등이 배당액을 크게 늘렸다. 해외생산·해외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자본을 국내로 유입시키는 자본 리쇼어링 전략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것이다. 대규모 자본유입으로 국내 생산거점의 전동화 전환도 가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생산·판매뿐만 아니라 국내 생산 차량의 수출 판매실적도 고공행진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 들어 5월까지 합산 수출대수가 100만대에 육박(총 96만989대·잠정치)했다. 전년동기(75만5648대) 대비 27.2% 증가한 수치다. 2015년 이후 5개월 기준 최다 수출판매 실적이다.

올해 1·4분기 기준 국내공장 가동률도 현대차 112.9%, 기아 107.3%로 초과가동 중이다. 판매차량도 고부가가치 차종이 중심이 되면서 지난 1·4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이어 연간 실적도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로 소형차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졌는데, 최근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나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 친환경 고부가 차종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수출을 견인하고 해외자본의 국내 유턴 정책까지 가동해 자동차산업이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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