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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유한양행 제공 |
[파이낸셜뉴스] '뉴스에 팔았다.' 국산 항암제가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하지만, 제약·바이오주는 부진하다. 업계에서는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수출이 가능해진 제약은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다"며 첫 발걸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대감 선반영...오늘은 파는 날"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주가는 전일 대비 0.32% 상승한 9만43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유한양행은 10만3000원으로 장을 열어 초반 10만9700원까지 뛰었지만 보합권까지 밀렸다. 본주보다 저렴했던 유한양행우는 22.28% 급등하며 9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미국명 라즈클루즈)이 마이반타맙(제품명 리브리반트)과의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곧 바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레이저티닙을 개발하고 유한양행에 기술이전을 한 오스코텍은 이날 10.62% 상승한 4만5850원까지 올랐다가 반락해 전일 대비 10.98% 낮은 3만69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선 '셀 온 뉴스(뉴스에 팔아라)'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 주가는 지난해 10월 저점(5만3788원) 대비 79.59% 상승한 상황이다. 지난해 유럽 종양학회(ESMO)에서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임상 3상 데이터가 긍정적이라는 내용이 발표됐고 이후 FDA 승인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 상승세가 지속됐다.
유한양행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6억원, 2·4분기엔 185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증권사들도 유한양행의 목표주가를 계속 높였다.
DB금융투자는 지난 달 말 유한양행의 목표주가를 7만8000원에서 11만원으로 41.04% 상향 조정했다. DB금융투자 이명선 연구원도 "비용증가로 영업이익은 감소할 수 밖에 없지만 레이저티닙 승인 기대감으로 목표주가를 올린다"고 설명했다.
이날 바이오·헬스케어주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KRX 헬스케어 지수는 전일 대비 1.19% 하락한 3770.56에 장을 마감했다. 헬스케어 지수도 지난해 10월 저점(2461.89) 대비 53.15% 상승한 상황이다.
■"바이오도 달러 벌어들이는 업종 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제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증권 서근희 연구원은 "블록버스터로 첫 발걸음을 뗐다"며 "레이저티닙의 국가별 승인에 따른 출시 마일스톤 수취를 더하면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로 하반기부터 가파른 실적 성장을 전망한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 김승민 연구원은 이날 유한양행의 목표주가를 10만7000원에서 11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유한양행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091억원으로 전년(568억원) 대비 92.2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191억원에 불과하지만, 하반기에만 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증권가 관계자는 "바이오도 반도체처럼 달러를 벌어들이는 수출 효자 업종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승민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는 데 좋은 예는 중국 바이오 기업인 레전드 바이오텍"이라며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카빅티의 FDA 허가 당시 레전드 바이오텍의 시가총액은 약 6조원이었고 이후 다발성 골수종 초기단계(2단계)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발표하며 20조원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신약 호재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 권해순 연구원은 "2·4분기 승인이 기대됐던 HLB의 리보세라닙은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아 내년 하반기에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올해 4·4분기에는 에스티팜이 원료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이오니스의 올레자르센에 대한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신지훈 연구원도 "오는 9월에는 2건의 암학회가 열리는데 유한양행을 포함해 루닛, HLB, 에스티팜, 네오이뮨텍, 유틸렉스 등이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업데이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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