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입성한 종목 5곳중 1곳은 최근 5년간 공개적인 기업설명회(IR)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100종목 중 19종목은 최근 5년 간 한 번도 공개 IR 공시를 내지 않았다. IR은 주요 기업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해 소통을 늘리고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 금융당국은 2016년 'IR 조사분석 업무처리강령'을 만들고 상장사의 IR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다만 강제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IR은 각 상장사의 의지에 달려 있다.
산업군별로는 정보기술 섹터가 5종목(HPSP·LX세미콘·해성디에스·원익QNC·비에이치)으로 가장 많았다. 소재 섹터에서도 4종목(한솔케미칼·솔브레인·나노신소재·동원시스템즈)이다. 이외 자유소비재 3종목(F&F·에스엘·골프존), 산업재 섹터 2종목(한진칼·경동나비엔), 필수소비재 2종목(동서·오뚜기), 헬스케어 2종목(메디톡스·동국제약), 금융 1종목(다우데이타) 등이 최근 5년간 IR실적이 제로이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주주환원이나 소통에 인색한 기업들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됐다는 지적에 대해 수익성이나 투자지표 등 정량 지표를 중심으로 평가하다 보니 불가피한 결과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부연 거래소 상무는 최근 거래소 기자간담회에서 "(지수에 편입된) 일부 기업에 부정적인 평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 기업에 주관적 평가를 하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오는 2026년 6월 밸류업 지수 심사 편입부터는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만 지수에 담는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밸류업 공시에는 투자자와의 소통 계획이 담겨야 한다. 이미 수년 간 IR과 거리가 먼 기업들이 지수 편입을 위해 주주 소통에 적극 나설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19개 종목은 아직 밸류업 예고 및 본 공시를 하지 않은 상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오랫동안 IR에 나서지 않았던 기업들이 지수 편입 만을 위해 밸류업 공시를 내고 주주 소통을 재개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IR에 인색한 기업은 대개 투자자 세일즈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밸류업 지수는 정식 산출일이던 지난달 30일 3%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 1023.16으로 출발했으나 낙폭을 키우며 28.6p(2.8%) 내린 992.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2.13%)보다 낙폭이 컸다. 총 100종목 중 80종목이 하락 마감했는데, 전체 구성 종목 중 한진칼(-6.78%)의 낙폭이 가장 컸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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