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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홍선주기자 |
[파이낸셜뉴스] 상장폐지 결정된 기업들이 법원 문을 연이어 두드리고 있다. 상폐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것인데 법원 판단이 늦어지면서 투자금이 묶인 소액주주들만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의결했지만 기업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정리매매 절차가 보류 중인 기업은 총 7곳으로 집계됐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자본잠식 등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열고 퇴출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기업심사위원회, 상장공시위원회 등 2심제로, 코스닥시장의 경우 기업심사위원회와 1차·2차 시장위원회 등 3심제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선 회사 재무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기간도 부여된다. 그럼에도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최종 의결할 경우 기업은 최후의 수단으로 법원에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수 있다. 이 경우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정리매매가 보류된다.
문제는 법원의 판단이 차일피일 밀리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투자자들의 속만 타들어 간다는 점이다.
상장폐지 절차가 보류된 코스닥 기업 7곳 가운데 장기화가 가장 극심한 곳은 이즈미디어다. 감사의견 거절로 지난 2022년 3월부터 거래정지 상태인 와중에 전 공동대표의 배임·허위공시 등 혐의까지 밝혀지면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해 10월 이즈미디어의 상장폐지를 결정했지만 기업 측은 곧바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이 접수된 서울남부지법은 올해 3월 심문종결 이후 3개월 넘게 기각·인용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거래정지 장기화로 이즈미디어에 투자금이 묶인 소액주주 수만 1만5158명에 달한다. 종목토론방에서는 ‘회생할 가능성이 없으니 회사는 가처분 신청을 취소하고 빨리 정리하라’는 투자자들의 한탄이 오가고 있다.
법원에 상폐 판단을 맡기려는 기업들은 늘고 있지만 가처분이 인용되는 경우는 사실상 ‘제로’다. 최근 3년간 법원이 거래소의 상장폐지 의결에 제동을 건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올해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10개 기업 중 7곳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중 △
스마트솔루션즈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 △
셀리버리 △
한국테크놀로지 등 4개 기업이 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 2월 말 가처분을 제기한 스마트솔루션즈 역시 법원에서 3월 말 심문을 종결했지만 세 달 가까이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폐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 판단이 나온 뒤 기업에서 항고하더라도 일단은 정리매매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며 “가처분이 제기된 순서대로 법원 판단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보니 예상보다 상장폐지 절차가 장기화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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