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 등 주요 기업들
"25% 관세 불똥 튀나" 전전긍긍
정보 수집하며 대응책 마련 고심
"압박용 가능성… 불확실성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폭탄을 예고, 캐나다·멕시코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멕시코에는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HL만도 등 전자·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시설이 가동 중이다. 캐나다에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가동 중이거나 구축 중이다. 현지에 진출한 주요 기업들은 워싱턴 현지 대관조직을 통해 트럼프 2기 무역통상정책과 관련한 정보 수집에 총력을 기울이며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삼성, 현대차 등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등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트위터를 통해 관세 25% 부과 구상을 밝힌 직후 멕시코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25% 관세폭탄 부과 발언의 진의와 실현 가능성 등을 따져보는 중"이라며 "현재로선 구체적 대응책을 언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캐나다와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미국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을 보고 있으나 트럼프 당선인의 '멕시코·캐나다 손보기'로 인해 '새우등 터지는' 형국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산업계와 통상 전문가들은 25% 관세 구상에 대해 일제히 매우 충격적인 숫자라는 반응을 내놨다.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나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선 우려를 표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영귀 선임연구위원은 "25% 부과는 과거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대중 압박용으로 제시했던 수치로, 캐나다와 멕시코를 같은 수위로 다루겠다는 것"이라며 "멕시코·캐나다와의 무역협정을 손보기 위한 일종의 압박용 카드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USMCA에 대한 재협상을 예고한 상태다. 25%가 그대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으나, 기존의 무관세 혜택이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멕시코에 투자한 이력이 있는 우리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기아 등 2000개가 넘는다. 한국의 대멕시코 투자금액도 2020년 3억400만달러(약 4275억원·한국수출입은행)에서 지난해 7억5400만달러(약 1조604억원)로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LCD와 LED 등을, LG전자는 TV와 냉장고·오븐 등을 멕시코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고 기아와 포스코 등도 자동차와 철강재를 생산하는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멕시코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등 자동차 부품 생산공장도 여럿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