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산업의 성장이 증시를 주도하는 가운데 전기전자업종이 조용히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AI가 모바일에 접목되면서 디바이스 생태계의 메가 트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지난 28일 2만9000선을 돌파했다.
올해 초 2만8000대였던 해당 지수는 2월에 2만5000까지 빠졌다가 4월 2일 장중에 3만을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 지수는 4월 말 2만7000선까지 내려갔다가 회복하는 양상이다.
'대장주' 격인 삼성전기는 지난 28일 연중 신고가(16만2900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16만5000원까지 거래된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LG이노텍의 최근 한 달 간 주가 상승률은 40%에 육박한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기의 시가총액은 11조8091억원으로 12조원에 가깝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초까지 평균 10조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1조원이 늘어는 것이다. 지난 27일과 28일에는 각각 11조9136억원, 11조9211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티엘비, 심텍,
아이티엠반도체 등 코스닥시장의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순환매 장세도 나타나고 있다. 티엘비는 빅테크들의 서버용 설비투자가 시작될 때 수혜가 기대되고, 심텍은 주요 메모리 공급사의 재고 소진 종료 이후 가장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아이티엠반도체는 신규 고객사에 물량 공급이 임박하면서 온디바이스 AI 채용에 따라 구조적 수요 증가가 점쳐진다.
업황의 저점은 확인됐다는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다만, 성장 사이클로의 재진입 여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도 세트 수요 회복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급망과 도매 재고, 소매 판매, 생산 모든 측면에서 개선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재고는 세트에서 부품까지 공급망 전반에 걸쳐 고점 대비 안정된 것이 확인되고, 중국 IT세트를 중심으로 수요 반등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DB금융투자 조현지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전년 대비 모두 개선된 시장 수요를 예상한다"며 "더 길게 보기보다 하반기 내로 실적 회복을 통해 화답할 업체에 집중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온디바이스 AI 모멘텀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당장 다음달 11일 시작되는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린다. 주요 스마트폰 주문자위탁생산(OEM) 가운데 유일하게 AI 관련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하지 않았던 애플은 이번 행사를 통해 신규 AI 소프트웨어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주요 IT 시장조사기관들은 낙관적인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AI 스마트폰 침투율은 2024년 9%에서 2027년 39%로 늘어날 전망이다. AI PC 침투율도 2024년 11%에서 2027년 53%로 상승이 예상된다.
SK증권 박형우 연구원은 "온디바이스 AI 를 규정하는 세부 스펙과 사양에 대한 정의는 여전히 모호하다"면서도 "글로벌 주요 IT 제조사들과 기술 기업들은 디바이스 AI를 강조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은 2024~2025년에 시작돼 2026~2027년부터는 본격적인 상용화가 전망된다"고 전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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