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소비자, 경쟁적으로 환불절차 밟을 것...사태 진정 쉽지 않아" |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판매자와 소비자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29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이커머스 업체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정산지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금융권이 체감하는 피해 정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 PG업계는 카드업계가 접수한 민원의 취소사유 해당 여부 조사에 더해 자사 취소요청 접수까지 받느라 분주한 데다가, 카드사들은 기존 민원에 티메프 민원까지 가중돼 상담 건수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몬·위메프의 카드 결제 관련 11개 PG사 중 8곳(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NICE페이먼츠·
다날·토스페이먼츠·NHNKCP·NHN페이코·스마트로)은 카드 결제 취소 요청을 접수·안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3곳(
KG이니시스·
한국정보통신·헥토파이낸셜)도 관련 절차를 이른 시일 내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네이버페이는 중복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별도의 URL을 통해 티메프의 네이버페이 결제·구매 내역 페이지 스크린샷(캡쳐화면)을 첨부해 결제취소 및 환불을 신청한 건에 대해 48시간 이내에 환불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후 첫 환불 사례도 등장했다.
현재 PG업계들은 자사가 직접 받고 있는 취소요청 건에 더해, 카드업계가 접수하고 있는 이의제기 민원이 정말 취소해야 하는 건이 맞는지에 대한 확인 절차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PG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콜센터에서 민원을 접수한 후, PG사들에게 티메프 담당자를 찾아 해당 고객의 서비스 이용 여부와 티메프 현장 환불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라며 "티메프와 직접 접촉하고 일일이 대조 작업을 거치고 있는 것은 PG사"라고 토로했다. 해당 관계자는 "평소에는 결제 대행 업체 역할을 수행하다가 이제는 '민원 대행'까지 맡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카드업계 역시 단기간에 급속도로 증가하는 민원의 영향으로 업무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여신금융업계가 산출한 티메프 관련 민원현황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3시 기준 티메프 관련 민원 건수는 7만5000건에 달하며, 티메프 사태 이후 A 카드사가 집계한 콜센터 민원 콜 수도 평소에 비해 5% 내외로 증가했다.
이에 티메프 사태 외의 카드 분실 문의나 보이스피싱 등 긴급한 민원 건 해결 또한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이날 오후 2시 50분경 기자가 대형 카드사 콜센터에 직접 전화해본 결과 "현재 상담 문의가 많아 상담사 연결 시까지 약 10분 이상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멘트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날이 한 달 중 민원이 가장 많이 몰리는 마지막 주 월요일이고, 주말이 지난 직후라 문의 고객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티메프 사태 영향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콜 상담 건수가 많아지면 고객들이 상담을 원하는 다른 유형의 고민이나 상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티메프 사태 이의제기)에 대해 응대를 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비상대응체계를 가동, 최대한 평소와 비슷한 대기 시간을 유지하려 하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사태 해결까지 시간이 다소 오래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티메프가 자금 조달을 통해 언제라도 대금 정산을 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주기 전에는 고객들이 '티메프가 사업을 철수할 수 있다, 망할 수 있다'고 생각해 더 빨리 (돈을) 돌려받으려고 경쟁할 것"이라며 "사태 진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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