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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이커머스 주도권 경쟁… K뷰티는 인디 브랜드로 재도약 [2024년 유통업계 결산(下)]

파이낸셜뉴스 2024.12.30 18:14 댓글0

'쿠팡 잡자' 신세계·알리바바 동맹
네이버·컬리는 구독서비스로 승부
올 최고 히트 카테고리는 뷰티
'프리미엄' 저물고 '가성비’ 부상
조선미녀·스킨천사 해외서 돌풍


올해 국내 유통업계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대란'과 'K뷰티의 재도약'으로 정리할 수 있다. 쿠팡을 필두로 유통업계의 주도권을 강화한 이커머스 시장은 연말 G마켓·알리익스프레스의 전략적 동맹 발표로 내년에는 격변이 예상된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복합몰과 식품(그로서리) 중심으로 대대적 리뉴얼을 단행하며 활로찾기에 사활을 걸었다. 뷰티업계는 중소 브랜드의 활발한 해외 진출을 통해 '제2의 K뷰티 전성기'를 맞았다.

■'유통 대세' 이커머스 vs '변화 몸부림' 백화점·마트

30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 지난달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 3159만8411명을 기록하며 독주중인 가운데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전격적인 동맹 결정으로 이커머스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11월 G마켓(507만675명)과 알리익스프레스(759만 8946명)의 MAU를 합쳐도 쿠팡의 절반에 못 미친다. 그러나 G마켓이 갖춘 상품 경쟁력과 신뢰도, 알리익프레스가 자랑하는 IT인프라와 해외 진출 경험이 결합하면 시장에 격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경쟁자들의 추격도 무시할 수 없다. 빠른 배송으로 시작했던 이커머스의 경쟁은 올해 구독형 '멤버십' 경쟁으로 이어졌다. 쿠팡은 구독료 7890원에 무료 배송·배달·직구, 무료 OTT 혜택이 포함된 '쿠팡 와우'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컬리는 '컬리 멤버스' 회원에게 최대 46% 할인이 적용되는 '일일 특가'를 한정 판매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컬리의 월 가입자 증가세는 기존 대비 4배 이상 늘었으며, 출시 1년여 만에 가입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충성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록인 효과'를 얻기 위해 멤버십 경쟁에 나선 것"이라며 "단발적인 '할인 쿠폰 제공'보다 각 사에서 강점이 있는 서비스들을 구독 혜택으로 내놓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커머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플랫폼은 매장 특화에 나섰다. '고객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백화점·마트는 '복합몰' 형태로 재단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0월 백화점과 쇼핑몰을 융합해 타임빌라스 수원점을 개장했다. 전체 면적의 70%를 리뉴얼해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식음료 매장을 늘렸다. 이마트도 지난 8월 죽전점을 쇼핑몰 '스타필드마켓'으로 변신했다.

식품 전문 매장으로 전환도 오프라인 채널의 생존전략으로 떠올랐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먹거리 특화 매장에 체험 요소를 극대화한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 강서점을 개장했다. 이곳에선 눈 앞에서 생선회를 떠 주는 '싱싱회관 라이브'가 호평을 얻으며, 리뉴얼 후 첫 주말 동안(지난달 28일~지난 1일) 연어와 생선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0%, 112% 성장했다. 롯데슈퍼는 지난달 21일 도곡점을 그랑그로서리 매장으로 재단장한 후 지난 15일까지 3주간 누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상승했다. 이마트도 지난 13일 대구 성수점에서 '푸드마켓'을 열었다.

■인디 브랜드가 이끈 K-뷰티

올해 유통업계 최고 '히트 카테고리'는 단연 뷰티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은 연간 최대 수출실적인 53억 달러(7조7067억원)를 기록하며 중소기업 1위 수출 품목으로 올라섰다. 올해도 꾸준히 성장하며 상반기 전년 대비 30.8% 늘어난 33억 달러(4조7985억원)를 수출했다.

이같은 변화는 '인디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뷰티분야 상위권을 조선미녀, 스킨1004(스킨천사) 등 신진브랜드가 휩쓸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 프리미엄 화장품이 중국을 중심으로 흥행했던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다. 인디 브랜드들은 창의적인 콘셉트와 제품력을 바탕으로 대부분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뒤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해 1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조선미녀는 쌀을 활용한 제품인 '맑은쌀 선크림'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800만개 넘게 판매했다. 올해는 매출 3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스킨천사는 해외 매출 비중만 98%에 달하며, 지난해 6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내년 목표 매출을 5000억원으로 잡을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다만 전문가는 지속적 성장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 뷰티제품들이 대체로 '롱런(장기 흥행)' 하지는 못했다"며 "현재의 인기를 어떻게 계속 이어갈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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