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름폭염에 작황 부진 여파
토마토, 한달새 2배나 비싸져
맥도날드, 일부 버거 토마토 빼
롯데리아는 양배추로 돌려막기
"3~4주만 버티면 풀릴 것" 기대도
폭염·폭우 등 날씨 영향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채소값이 오르면서 외식업계 전반으로 식재료 수급난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풀무원,
CJ프레시웨이 등 식재료 유통 기업들은 토마토 등 가격이 급등한 채소들은 공급 축소에 들어갔고, 외식업계는 일부 재료를 제외하거나 대체재로 조달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식자재 업체, 토마토 공급 제한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날씨 영향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식자재 유통 업체들이 토마토 등 채소를 긴축 공급하거나 대체재를 투입하고 있다.
식품 전문 업체인 풀무원의 경우 퀵 서비스 레스토랑(QSR)으로 분류되는 햄버거 업계에 조달하는 토마토 수량 제한에 들어갔다. 이는 최근 토마토 가격이 급상승한데 따른 조치다.
풀무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토마토 납품은 중단 없이 이뤄지고 있고, 연간 고정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한 만큼 가격 인상은 어렵다"며 "다만, 토마토 값이 오른 만큼 수량을 제한해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등 시설 급식에 납품하는 식재료 역시 수급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대체 식재료로 납품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덧붙였다.
CJ프레시웨이는 생토마토(원물)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홀토마토(가공식품) 등으로 대체해 공급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농산물의 경우 3~4주 뒤 회복되는 경우도 많아 대부분 일시적으로 다른 품목으로 대체 주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외식업계, 대체재 찾기 비상
토마토 등 채소류의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식 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토마토를 아예 뺀 햄버거가 등장하고, 토마토 토핑이 일시 중단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샌드위치 써브웨이는 샌드위치와 샐러드에 제공되는 토마토 수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써브웨이는 길이 15㎝ 샌드위치에 기존 3장 가량 넣던 토마토 슬라이스를 2장으로 조정했다. 뚜레쥬르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토마토 단가를 30% 가량 인상했다.
맥도날드는 당분간 일부 버거 제품에서 토마토를 빼고, 판매한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15일 "일부 매장에서 일시적으로 제품에 토마토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공지한 바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경기도, 충청도 등 전국 각지에서 연간 약 2000t의 국내산 토마토를 공급받고 있다.
롯데리아는 양상추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아직까지 토마토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일부 매장에서 품질이 떨어진 양상추가 공급돼 불가피하게 양배추를 섞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리아는 2021년 양상추 대란 당시 양상추와 양배추를 5대5 비율로 혼합한 양배추 혼합 원료를 활용한 바 있다. 토마토 등 채소값이 급등한 것은 올 여름 이어진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소매가격 기준 토마토(1㎏)는 지난 16일 기준 1만3237원이다. 이는 지난달 2일 6956원보다 2배 가량 올랐다. 평년(8358원) 대비해서는 58.38% 상승한 수치다. 양배추나 양상추도 배추 값 급등으로 김장 대체재로 수요가 늘면서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채소류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채소 대체재를 활용하는 등 업체별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라며 "토마토 등 채소 값이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당분간 외식 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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