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실물이전 보름 앞으로
운용상품 그대로 사업자만 변경
증권사 환승우려에 마케팅 총력
친근한 모델 앞세워 상품 홍보 |
하나금융그룹 광고모델 안유진 하나은행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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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광고모델 아이유 우리은행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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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퇴직연금 브랜드 모델인 가수 윤종신(오른쪽)과 배우 이정하 신한은행 제공 |
이달 말 시행 예정인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에 맞춰 4대 시중은행이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별 퇴직연금 상품의 특장점이 분명하지만 큰 틀에서 유사점이 많은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만큼 대형 모델을 앞세워 시장점유율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1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작된다. 움직일 자금이 4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은행들은 '고객 유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의 특징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 운용상품을 해지(매도)하지 않고, 퇴직연금 사업자만 바꿔 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는 신탁계약 형태의 원리금보장상품인 예금은 물론 이율보증 보험계약(GIC)과 주가연계증권(ELB), 파생결합증권(DLB)까지 거의 모든 퇴직연금 상품의 사업자만 변경할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퇴직연금 적립금은 382조4000억원에 달한다. 2011년(49조9000억원) 대비 약 8배로 올해 말에는 430조원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6년 말이면 적립금이 5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들은 증권사에 뒤쳐지기 않기 위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적립금 수익률과 증가 속도 모두 은행업권보다 증권업권이 앞서고 있다. 증권업권의 올해 2·4분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94조512억원이다. 전체의 23.9%에 불과하지만 전분기 대비 증가율은 3.7%(3조3471억원)로 은행권을 웃돌았다. 수익률도 지난해 말 기준 증권업권이 7.11%로 은행권(4.87%)을 크게 상회했다.
퇴직금 예치 경쟁이 은행업권 내부는 물론 증권업권과의 경쟁으로 번지면서 은행들은 저마다의 특장점을 살려 상품을 설계하고, 계열사 연계 등 각종 혜택과 이벤트를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아야하는 금융상품의 특성상 그 성격과 특징이 비슷한 만큼 가수 안유진과 아이유, 배우 박은빈, 이정하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앞세워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3일 'KB퇴직연금 1:1 자산관리상담서비스'를 시행했다. 이 서비스는 퇴직연금 전용 고객센터를 통해 자산관리 전문가와의 1대 1 전화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퇴직연금 가입 고객 누구나 전용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 소속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연금센터의 모델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연모'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 이름을 알린 배우 박은빈(사진)이 맡았다.
KB금융그룹은 2023년 박은빈을 그룹의 새 모델로 발탁했다. 당시 꾸준함과 진정성이 그룹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한다고 선정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여러 작품에서 성실하고 선한, 일 잘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박은빈은 밝은 미소로 KB의 '성실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 배우 이정하와 가수 윤종신이 모델로 출연한 퇴직연금 광고를 공개했다. 윤종신과 이정하를 '투톱'으로 내세워 세대 맞춤형 마케팅에 나섰다. 윤종신이 지난 2001년 발표한 '고속도로 로맨스'를 신한은행 퇴직연금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재해석한 음원이 쓰였다. 밝고, 경쾌한 광고가 끝나는 무렵에는 음원의 후렴구인 '퇴직연금! 신한은행!'가 나와 소비자가 쉽게 따라부를 수 있게 했다.
하나은행은 이달 2일 하나금융그룹의 광고모델인 가수 안유진이 참여한 '퇴직연금, IRP는 하나은행'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오락실 게임을 연상하게 하는 레트로 풍의 광고에서 안유진은 'HANA' 코인을 모으며 미션을 해결해나간다. 퇴직연금 시장의 주요 타깃인 30~40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8비트 게인사운드에 기반한 한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호평을 받았다. 안유진은 직접 광고 음원의 작사에 참여해 특유의 진솔하고 친근함을 드러냈다.
우리은행도 우리금융그룹 광고 모델인 가수 아이유가 등장하는 '퇴직연금의 A to Z, 우리 연금프렌즈'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 속 아이유는 퇴직연금에 대한 세대별 다양한 고민과 궁금증을 한다. '우리 연금프렌즈'만의 특성을 설명한 아이유는 "우리로 넘어와"라면 유혹한다. 우리은행은 우리 연금프렌즈 소개편의 후속작인 우리 연금프렌즈 이사편도 공개할 예정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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