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배터리 업계 공격적 확장
美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불확실성 확대
전기차 시장 2026년~2027년께나 회복
"원가경쟁력, 기술력 강화가 답" |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 |
[파이낸셜뉴스] 국내 배터리 3사 대표는 2일 신년사에서 일제히 '기술력 강화', '원가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 배터리 업계의 공격적 글로벌 확장, 전기차 캐즘(수요부진)지속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경영환경이 엄중하다"는 게 배터리 업계 수장들의 새해 인식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도전적인 상황이 계속될 것이나, 현재의 위기는 일시적이며 더 큰 도약과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시장 변화에 맞춰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조직 체계와 비용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자"면서 "특히, 올해는 의미 있는 수익창출이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단기적인 비용 절감 활동도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배터리 업황에 대해선 "전기차 시장이 2026년 이후에나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2026~2027년을 기점으로 수요를 조금씩 회복해 중장기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가 바닥을 다지는 해가 될 것이란 얘기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연구개발(R&D)제고 △제품·품질 경쟁 우위 확보 △구조적 원가경쟁력 강화 △황화물계와 바이폴라 전지 등 차세대 미래 전지 상업화 경쟁력 강화 등 올해 4대 사업 과제를 제시했다. 김 사장은 "차세대전지·리튬인산철(LFP)·각형 폼팩터 등 제품 역량은 지속 강화하고, '이길 수 있는 차별화 제품기술'을 위한 자원 투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근본으로 돌아가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는 '기술력' 중심의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미래 기술력 확보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으며, 기술이 희망이다"고 강조한 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슈퍼사이클을 준비하고 올라타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은 공동 명의의 신년사에서 "내부 역량 강화에 더욱 집중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의 대내외 경영 환경 역시 험난한 길이 되리라 예상한다"고 밝힌 두 사람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 운영개선을 통한 경쟁력 있는 원가구조 구축 △자강(自强)을 위한 협업과 성장 등 세 가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폼팩터와 케미스트리(양극재·음극재 소재) 로드맵을 명확히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가속화해 시장·고객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기차 시장 변동성에 다른 리스크 분산을 위해서라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셀투팩(Cell-to-Pack) 기술 고도화 등에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이날 신년사 겸 취임사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역량을 갖추어 캐즘 이후의 본격 성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엄 사장은 지난달 23일 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포스코퓨처엠의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엄 사장은 안전·무재해 사업장 달성을 최우선의 과제로 제시하는 한편, 수익성 위주의 시장확대, 글로벌 톱 제조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배터리 업계 수장들은 2차 전지 수요 부진,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행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현재 삼성SDI를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 SK온, 포스코퓨처엠 등은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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