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줄악재에 55.63%로 증가
코스피는 70% 넘어서 저평가 심각
이마트·DL 등 지주사에 두드러져
종목이슈보다 국내외 불확실성 탓
코리아디스카운트해소를 위한 밸류업 정책에도 주가가 청산가치에도 못미치는 상장사들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2년여 만에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까지 도달하기도 했지만, 하반기에 줄악재로 오히려 연초보다 저평가 상장자 비중이 늘어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PBR 집계가 가능한 유가증권과 코스닥 상장사 2450곳 중 PBR 1배를 밑도는 기업은 1363곳이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5.63%에 이른다. 올해 초 44.28%(2376곳 중 1052곳)와 비교하면 비중이 확대됐다. 이 중 PBR이 0.5배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 비중도 연초 17.55%에서 이날 기준 25.06%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는 기업 10곳 중 7곳이 PBR 1배를 밑돌았다. 올해초 전체 코스피 상장사 64.42%(801곳 중 516곳)가 PBR 1배 미만이다. 하지만, 이날 기준으로는 70.62%(810곳 중 572곳) 수준까지 늘어났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변화가 더 두드러진다. PBR 1배 미만은 올해초 34.03%(1575곳 중 536곳)에서 48.23%(1640곳 중 791곳)로 14%p이상 급증했다.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정책에도 저평가된 상장사가 오히려 늘어났다. PBR은 기업 주가를 해당 기업의 장부가치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 1보다 작으면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해석한다.
특히, 지주사 저평가가 심화됐다. 코스피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200개를 꼽은 '코스피 200' 편입 종목 기준으로 △이마트(0.18배) △DL(0.20배) △
롯데지주(0.24배) △
현대백화점(0.24배) △
DGB금융지주(0.24배) △
한화(0.25배) 등 주요 지주사가 PBR 저평가 최상위권에 줄줄이 이름 올렸다.
중국산 후판 저가 수출로 피해를 소호하며 산업통상자원부에 반덤핑 제소까지 제기한 현대제철과 저금리 환경 속 다른 생보사보다도 주가 피해를 크게 입었던
한화생명 PBR이 각각 0.15배로 '코스피 200' 편입 종목 중 가장 낮았다. 이외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졌던
롯데케미칼(0.16배)과
롯데쇼핑(0.17배), 최근 소비 불황을 겪고 있는 현대백화점(0.24배) 등이 PBR 저평가 상위 10개 종목에 함께 올랐다.
특정 업종이나 종목 이슈보다
삼성전자 실적 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국내 정치 불확실성, 고환율 등으로 국내 증시 전체가 불안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는 게 '밸류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4일 코스피 PBR은 0.85배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역사적 최저치를 찍은 지난 2020년 0.63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 PBR 역시 올해 상반기 2배 내외를 횡보하다가 하반기 하락하는 흐름으로 지난 24일 기준 1.52배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는 PBR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봤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2025년 경기전망에 대해 상저하고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상장사들의 PBR은 개선 여력이 존재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 밸류에이션 레벨은 낮지만 투자매력도는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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