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블프 불구 매출 저조
12월도 포근해 부진 '우려'
직원할인으로 재고 터는 한편
연말 세일에 희망 걸어보기도
이상고온으로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12월 들어서도 이어지면서 백화점과 패션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블프), 중국 광군제, 한국의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대형 쇼핑 이벤트가 집중된 11월의 부진이 12월에도 지속될 경우 겨울의류의 '재고 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패션 브랜드는 백화점 직원을 대상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재고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11월 겨울 세일 패션 부문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에 훨씬 못 미쳤다. 롯데백화점도 2023년 행사기간 패션 부문 매출 신장률은 전년 행사 기간 대비 15% 늘었지만, 올해는 5% 성장에 그쳤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신장율은 18.7%였지만, 올해는 2.1%에 그쳤다. 현대백화점도 겨울세일 기간이던 지난달 9~30일까지 매출 신장률은 전년과 비교해 5.1%로, 2023년 신장률(20.3%)을 한참 밑돌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겨울 세일 초반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주력 상품인 아우터 매출이 잘 나오지 않는 등 패션 상품군 부진으로 증가율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업계의 다양한 세일 공세가 집중된 11월에 옷이 잘 안 팔린 이유는 겨울 같지 않은 따뜻한 날씨 때문이다. 가을 초입만 해도 올겨울 무더웠던 여름 날씨와 대비되는 역대급 한파가 올 것이란 예보가 있었지만, 11월에 이어 12월 들어서도 비교적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행사 후반부였던 11월 말부터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그나마 매출이 소폭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백화점업계는 12월을 사실상 올 겨울 마지막 성수기로 보고 있어 날씨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에 의류 재고가 쌓이면서 패션업계도 골칫거리다. 의류 등 패션은 유행이 워낙 빠르게 변하다 보니 신상품 판매를 못하면 재고를 고스란히 안게 된다. 재고를 보관하는 창고 임대료, 상품 판매를 위해 아울렛 등 매장으로 상품을 보내는 물류비용, 인건비 등 재고 부담이 막대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2~3년 지난 재고는 아울렛에서도 못 판다"며 "재고는 갖고 있으면 있을수록 손해라 어떻게든 털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패션 브랜드들은 직원 복지 차원에서 진행하는 임직원 할인 행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는 지난달 말 백화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최대 70% 할인율에 이월상품을 판매했다. 또 다른 해외 명품 아웃도어브랜드도 신세계백화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20% 할인가에 제품을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율이 크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재고를 줄여야 할 상황"이라며 "패션업계는 하루 빨리 추워지길 바라면 하늘만 쳐다보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업계는 12월 겨울 의류 프로모션을 통해 연말 소비 심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6~15일 '헤비아우터페어'를 열고 본격적인 아우터 프로모션에 들어간다. 현대백화점도 이달 13~25일 각 점포 대행사장에서 아우터 등 겨울 의류 상품 시즌 클리어런스 행사를 진행한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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