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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MC 만들고, 재정지원해야" 韓 전문가들의 호소

파이낸셜뉴스 2024.12.18 19:11 댓글0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연구결과 발표
메모리, 첨단 패키징 등 기술에 지원 필요
시스템 반도체 강화 위해 韓 팹리스 맞는 'KSMC' 세워야
주 52시간 이상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조항도 필요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앞줄 오른쪽 네 번째)이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반도체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 연구결과 발표회에 참석해 주요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임수빈 기자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앞줄 오른쪽 네 번째)이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반도체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 연구결과 발표회에 참석해 주요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 지원을 통해 공기업 성격으로 시작한 TSMC와 같이 'KSMC'를 출범시켜 다양한 공정의 파운드리를 조성해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산업 공학계 석학과 전문가들이 모여 국내 반도체 산업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반도체 제조 경쟁력 제고하는 한편, 재정적 지원을 통해 시스템 반도체 등 생태계를 강화하고 주 52시간 근무제 등 경직적인 근로환경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반도체 산업에 위기 조짐 다수"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반도체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올해 2월 공학계 석학과 산업계 분야벌 전문가로 구성된 반도체특위를 발족, 연구를 지속해 왔다.

이날 반도체특위 소속 전문가들은 국내 반도체 산업에 위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위를 보이던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은 평준화 시대로 진입하고,선도적 투자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제조의 기반산업인 소재·부품·장비산업은 취약하고, 신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팹리스, 패키징 산업은 성장 기반이 미약한 상태다. 인재가 유입되지 않고, 전력·용수와 같은 필수 인프라 구축이 어렵다는 점도 우려로 제기됐다.

이혁재 서울대학교 교수는 기조 발표에서 "위기 징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K-반도체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도태되고, 나아가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지원 필요, 주52시간 예외 조항도 시급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들은 제조 시설 구축에 적시 투자를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 특성상 적기에 투자해야 선두를 차지하고 투자 선순환 구조에 들어갈 수 있다"며 "오는 2047년까지 반도체 투자 및 시설 운영에 필요한 재원 1000조원 중 직접보조금·세액공제 등으로 300조원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팹리스에 맞는 파운드리 팹을 구축하여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따랐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파운드리 업체들이 몰린 대만 신주에는 250여 개의 팹리스가 자생하며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다"며 "정부 지원을 통해 공기업 성격으로 시작한 TSMC와 같이 'KSMC'를 출범시켜 다양한 공정의 파운드리를 조성해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특위는 "시설을 위해 20조원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며 "20조원이 투자되면 20년 뒤에 300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새로운 시장 기회를 위한 R&D는 목적 지향적 R&D가 필요하고, 인재 유인과 유입은 반도체 평생직업이 될 수 있도록 사학연금과 같은 반도체 특별 연금법이 필요하다는 점이 제시됐다.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R&D) 종사자가 주 52시간 이상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같은 예외 도입이 필수적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대한민국 비밀 병기인 부지런함이 없어지고 있다”며 “30분만 더 하면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퇴근하고 다음날 다시 시작해 집중력과 효율성을 낭비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고 짚었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CDO) 사장은 "TSMC에 다녔던 사람에게 들었는데, TSMC는 특별히 늦게 까지 남아서 일하면 특근 수당주고 장려를 한다더라"라며 "개발을 하다 보면 그게 관성이 붙어서 갈 때가 있다. 주52시간 제도의 경우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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