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최첨단 메모리 증산에 쓸 것" |
키옥시아 생산 플래시 메모리. 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세계 3위 낸드플래시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낸드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다.
18일 일본 메모리 반도체 낸드 생산 업체 키옥시아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키옥시아는 2018년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분사해 사명을 바꿔 설립된 기업이다.
키옥시아는
SK하이닉스가 간접 출자한 회사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출범 당시 미국 베인캐피탈이 구성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참여해 약 2조7000억원을 출자하고, 전환사채(CB) 1조3000억원을 인수해 총 4조원을 투자했다.
키옥시아는 당초 올해 8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하며 10월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반도체주가 약세인 상황에서 상장 후 시가총액이 목표한 액수에 못 미칠 것으로 판단해 상장을 미뤘다. 그러나 내년 이후 인공지능(AI)용 낸드 메모리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상장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계 3위 키옥시아가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격할 수 있는 시간이 사실상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에서 나온 자구책이란 분석이다. D램에 집중됐던 AI 수요가 낸드까지 확대되면서, 지난해 감산으로 사실상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올스톱'했던 키옥시아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최첨단 메모리 증산에 쓸 계획이다. 낸드 시장 1위는 점유율이 35%인 삼성전자, 2위는 점유율이 20%인 SK하이닉스다. 특히 낸드 시장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은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키옥시아의 추격에도 업계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거뜬 없다는 입장이다. '메모리 겨울' 동안 쌓은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할 방침이다.
양사는 지난해 메모리 한파에 감산 결정을 내렸지만 최선단 제품에 대한 R&D 투자와 설비투자는 유지했다. 그 결과 최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글로벌 낸드 총매출은 전 분기 대비 14.2%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트리플레벨셀(TLC) 기반 9세대 낸드를 최초 양산한 데 이어 쿼드러플레벨셀(QLC) 제품을 가장 먼저 양산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QLC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 한 개에 4개의 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로, 같은 단수의 낸드라도 QLC 낸드의 경우 저장 용량을 추가로 늘릴 수 있어 생성형 AI를 자체 서버에 탑재하려는 빅테크 기업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SSD 신제품 'PEB110'을 개발해 내년 2·4분기부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SK하이닉스는 당장 키옥시아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하기보다 낸드 시장 추이를 관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이날 키옥시아는 공모가 1455엔(약 1만3471원)보다 15엔 정도 낮은 1440엔(약 1만3000원)에 개장했다. 개장가 기준 시가총액은 7762억엔(약 7조2600억원)이다. 키옥시아는 이날 종가 1601엔(약 1만5000원)을 기록하며 공모가 대비 10% 이상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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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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