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분기 실적개선 전망
과도한 하락에 저가 매력 부각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등
반도체주가 비상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관련주들이 다른 업종 대비 뚜렷한 주가 반등세로 이전과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025년 2·4분기께 본격적인 반도체 관련주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이 저가 매수 시기라고 조언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말 탄핵이 가결되고 이번주들어 'KRX 반도체 지수'는 이날까지 3.75% 올랐다.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에도 국내 증시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가운데 이례적이다. 전체 업종별 KRX 지수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일자별로 지난 16일 지수가 0.78% 오른 데 이어 17일에도 1.99% 상승했다. 이날에는 SK하이닉스가 0.27% 소폭 내린 반면 삼성전자가 1.29% 올라 KRX 반도체 지수 추가 상승을 이끌었다. 앞서 KRX 반도체 지수는 '계엄 쇼크'가 잦아들고 국내 증시 바닥 인식이 확대되면서 지난 10일부터 꾸준히 상승한 바 있다.
국내 반도체주의 이 같은 선제적인 상승 흐름은 우선 미국 반도체주 랠리에 SK하이닉스 주가가 덩달아 강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달 초 15만8800원까지 떨어졌던 SK하이닉스는 지난 17일 종가 18만4000원으로 '18만닉스' 타이틀을 탈환했다. 이날도 18만3500원으로 장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전일 하락폭(2.52%)을 대부분 만회했다.
올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SK하이닉스 주가마저 끌어내리고, 이에 더해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이치웠던 미국 증시와 달리 코스피는 2300선까지 떨어지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도 이어지며 국내 반도체주는 긴 하락 추세에 들어섰다. 이제 그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KRX 반도체 지수에 포함된 55개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47개 종목이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3일연속 상승세를 탔다
전문가들은 오는 4·4분기 대형주 영업이익은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본다. 범용 메모리 수요 부진 속 중국 업체들이 공급을 확대하면서 낸드 중심으로 가파른 가격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서만 유안타·유진·키움·NH투자·BNK투자·한화투자·다올투자·IBK투자증권 등이 줄줄이 삼성전자 목표가를 내려 7만원대 전망이 주를 이루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다올투자증권만 목표가를 29만원으로 하향했으며 나머지 증권사들의 목표가는 22만~26만원선이다.
반면, 현재 국내 반도체 소부장에 대한 저가 매력은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견조한 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실적 우려 등을 과도하게 반영해 주가가 하락한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의 가동률 상승, 미국의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제재 전망 등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종의 주가 저점을 높이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아직 추세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기에는 업황의 명확한 회복 시그널이 감지되지 않는다. 메모리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 낸드 감산, 관세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면서도 "다만,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은 소부장 업체의 저가 매력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종의 주가는 역사적 최저점 수준의 밸류에이션까지 하락했다. 이제는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만한 추가 악재가 더 이상 떠오르지 않는다"며 "2025년 2·4분기부터는 반도체 소재·부품 업종의 실적 회복이 시작되고 장비 업체들의 수주 금액 증가 기대감도 높아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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