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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때도 기업 자금조달 답 찾아… 현장 소통이 비결" [fn이사람]

파이낸셜뉴스 2024.12.31 17:35 댓글0

당시에도 지금 경제 상황과 비슷
이성 NH투자증권 IB1 대표
자금조달 나선 기아와 소통 집중
다음해 4천억 규모 BW 발행 성공
정치적 혼란에 시장 여건 더 암울
밸류업 등 자금 유입 묘책 강구를


이성 NH투자증권 IB1 대표. NH투자증권 제공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현장에 답이 있었다."

27년차의 투자은행(IB)맨인 투자전문가 이성 NH투자증권 IB1 대표(사진)는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12월 31일 "정치적 혼란에 2025년 상반기 시장 여건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등 글로벌로 나간 돈만 150조원에 달하는데 뉴머니가 시장에 들어오지 않아 좋아질 수가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고객인 기업과 좀 더 가까이, 세밀한 소통을 하려고 한다. RM(기업금융전담역)을 2024년에만 9명 확충, 40여명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그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IB로 일하던 2008년 하반기도 현재와 상황은 비슷했다. 증권사, 시장, 나라가 어려웠던 만큼 IB맨으로서 기업을 찾아가도 서로 할 말이 없던 시대다. 당시 기아가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타진했지만 아무도 우선주를 사겠다는 곳이 없었다. 채권단이 기아 우선주를 가져갈 수 있는 권리가 있었는데, 본주 가격이 낮아서 시장성이 없어서다.

그는 기아와 만나서 이야기해 보는 것에서 해법을 찾았다. 허심탄회한 소통 중에 시장성 있는 자금조달 방안이 나왔다. 이는 2009년 2월 기아의 40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성공으로 이어졌다. BW는 신주인수권이 부여된 사채인 만큼 채권자의 권리를 지키면서도 주가상승에 대한 업사이드를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 설득에 주효했다.

2014년 한라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딜(거래)도 답을 현장에서 찾은 경우다. 채권보전절차 때문에 한라건설을 분할, 지주회사를 만들 수 없었다. 모회사 한라건설, 자회사 만도의 부자 관계로 바꿔버리는 것으로 실마리를 풀었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례였지만 소통을 통해 그렇게 '콜럼버스의 달걀'이 세워졌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어려울 때 나를 버티게 한 것은 고객이다. 시장 상황이 어려워 IB 일이 없을 때라도 고객과 이야기하다 보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다"며 "고객사에 내가 생각했던 것을 PT(프레젠테이션)를 하다 보면 고객과 내 생각이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내 생각은 유상증자였지만 고객은 사실 CB(전환사채)를 원하던 경우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2025년은 금융기관 입장에서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확충, 이차전지 기업의 자본적 지출(CAPEX, 캐팩스·설비투자)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이차전지 기업의 경우 2024년에 다수 발행한 메자닌(중순위) 채권의 지속적인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시장 규모와 경제상황 대비 2024년은 대기업이 매각하는 자회사나 사업을 사들여 성장시키는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후 인수)' 등 PEF(사모펀드) 운용사를 통한 거래가 많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2025년은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구조조정 등 다운사이징을 하려는 니즈가 있을 것이다. 우리 주식 및 채권 등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도록 밸류업 프로그램 등 적극적인 유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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