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올해 하반기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된 상장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철회, 소송 제기 및 신청 등 기업의 주요 경영 사항을 제때 공시하지 않았거나 유상증자 철회, 단일판매·공급계약 해지 등 기존의 공시를 번복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경우 기업의 신뢰도 하락은 물론, 누적 벌점에 따라 매매거래가 정지되거나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어 주가도 크게 요동치는 모습이다.
8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상장사는 총 48곳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6곳,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서 각각 28곳, 4곳이다.
올해 1·4분기 34곳, 2·4분기 36곳과 비교해도 확연히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건에 비해선 무려 54.83% 늘었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은 상장 법인이 공시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을 때 가해지는 거래소의 제재 조치다. 공시불이행, 공시번복, 공시 변경 등이 해당된다. 사유에 따라 제재금 혹은 벌점이 적용된다. 누적 벌점에 따라 매매거래 정리, 관리종목 지정, 상장적격성실질심사 등의 조치가 이뤄지기도 한다.
사유별로는 소송 등 주요 경영 사항을 제때 공시하지 않은 '공시 불이행'과 유상증자, 수주 계약 철회 등 '공시 번복'이 가장 많았다. 실제로 남양유업과 영풍제지는 소송 등의 제기·신청을 늑장 공시해 지난 7월과 9월 각각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다.
부산주공은 유형 자산 처분 결정을 공시하지 않아 벌점 2.5점을 부과받았으며,
성창기업지주 역시 유형자산 처분 결정을 제때 공시하지 않아 공시위반 제재금 8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이외에도 KD와
하나기술 등이 앞서 공시한 단일판매·공급계약을 해지하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된 후 상장사들의 주가는 대체로 급락했다. 특히 지난 7월 16일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된 나라소프트는 이날까지 주가가 82.73% 떨어졌다. 삼부토건과 한주에이알티 역시 지정일 이후 이날까지 각각 64.61%, 42.56% 하락했다.
케어젠(-20.09%),
아이톡시(-15.14%),
와이랩(-11.00%) 등도 현재까지 지정일 전의 주가를 크게 밑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올해 경기가 지난해 대비 더 나빠지고, 한계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불성실공시법인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특히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경우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고, 대부분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건수는 4·4분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미 지난달에만 28곳의 상장사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으며, 이달에도 6곳이 추가적으로 지정 예고됐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각 상장사에 이의신청을 받은 후 최종적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